스토리지 업계의 쌍두마차인 EMC와 HDS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솔루션 시장을 공략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EMC는 소프트웨어업체 인수를 통해 인력과 시장을 흡수하는 반면, ‘히다찌데이타시스템즈(HDS)’ 한국지사인 HDS코리아는 파트너사의 관계를 통해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SK텔레콤 차세대마케팅(NGA) 플랫폼 구축 사업에서도 스토리지 물량의 20∼30% 이상이 솔루션과 소프트웨어에 집중돼 있는 등 앞으로 이 시장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향후 스토리지 시장의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EMC는‘인수’ HDS는 ‘제휴’=솔루션 부문에 있어 한국EMC와 HDS코리아의 전략이 다른 것은 본사 정책 때문이다.
EMC는 2000년부터 무려 15개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합병하고 있다.
반면, HDS는 자체 개발인력을 계속 충원하면서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HDS는 ‘기술을 넘어 파트너로(Partners beyond Technology)’를 슬로건으로 정할 정도로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어왔다.
◇한국EMC vs 효성인포메이션=본사의 상이한 정책은 곧 국내 사업 영업전략에 반영된다.
한국EMC는 지난 9월 레카토코리아의 법적 인수를 완료한 이후 이 회사 국내 인력을 소프트웨어사업 본부로 최근 편입시켰다. 레카토는 EMC가 백업 솔루션 공급을 위해 인수한 업체다.
이에 반해 HDS코리아는 솔루션 관련 인력을 채용하긴 했지만 지사 인력은 5명 내외로 최소화하고 지분 투자로 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히다찌를 통한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효성인포메이션은 지난해 솔루션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PS(Professional Service)팀을 발족한 데 이어 올해에는 PS팀 내에 박사급 인력을 대거 충원한 GS(Global Service)팀도 새롭게 만들었다. 효성은 PS팀을 내년에 PS본부로 승격해 솔루션 개발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장점과 단점=한국EMC는 인수를 통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시너지가 커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인수한 레가토코리아의 경우, 이 회사가 보유한 중소기업 파트너사를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미개척 분야였던 저가형 스토리지와 각종 소프트웨어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한국EMC 본사와 한국지사 모두 분기별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수와 합병이 많다보니 조직이 안정화되는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반해 HDS코리아는 개방성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HDS코리아 관계자는 “HDS는 여러 파트너사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라고 밝혔다. 효성의 관계자 역시 “오랜 경험을 가진 자국업체가 스토리지 사업을 맡기 때문에 한국화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