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전자소재산업](제1부)약진하는 한국④세라믹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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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돌’ 파인세라믹스는 흔히 도자기·타일 등의 용도만으로 알려진 무기 비금속 재료에 특정 성분을 추가 및 정제하거나 정밀 공정을 통하여 원하는 특성을 극대화한 물질이다.

파인세라믹스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성,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초전성,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화하는 반도성 등의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성질을 바탕으로 파인세라믹스는 콘덴서·배리스터 등 수동 부품에서 고온·고압을 견뎌야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용 부분품까지 용도가 다양하다.

세라믹 부품 소재는 무라타·TDK·교세라 등 일본 업체들이 절대 강세를 보이는 분야지만 최근 휴대폰·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들에 납품하는 국내 세라믹 부품소재 업체들의 역량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 기기의 고집적화로 인한 회로 손상을 막기 위해 칩부품 탑재 갯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약방의 감초=세라믹 소재는 전자산업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배리스터는 전압의 변화에 따라 저항이 바뀌는 세라믹의 특성을 이용, 과전압으로 인한 회로의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써미스터는 온도 변화에 따라 저항이 바뀌는 특성을 활용, 전자 기기의 온도 감지 및 안전 장치로 사용된다. 전기를 담아두는 콘덴서도 유전성이 높은 세라믹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고 부저·초음파모터·진동자 등은 세라믹의 압전성을 응용한 것이다.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에도 세라믹이 쓰인다.

◇세트 발전과 함께 간다= 국내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은 세라믹 부품소재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아모텍·래트론 등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칩배리스터를 납품, 일본 업체들을 넘는 세계적 업체로 뛰어올랐다. 이들 업체들은 휴대폰의 소형화·고집적화에 따라 배리스터의 수요가 늘면서 수혜주가 됐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주력 사업으로 육성 중이며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튜너를 내놓았다. 서미스터·노이즈 필터 등의 제품에서도 쎄라텍·자화전자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원익쿼츠·에스앤티 등은 반도체·LCD 장비용 세라믹 부품소재에 대한 투자를 늘이고 있다. 고온·고압의 제조 공정을 견디고 대형화된 LCD 기판을 이송할 수 있는 세라믹 부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벗어나야=흔히 세라믹 칩부품 사업을 ‘전(箋) 장사’라고 한다. 단가가 낮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기술력이 없으면 무자비한 단가 경쟁을 견디다 못해 도태하기 십상이다. 특히 저가를 앞세운 중국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일본 사이에 끼인 국내 업체들은 경쟁력 양성이 필수 과제다. LTCC 등 첨단 공법의 연구를 통해 원천 기술을 가진 해외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소형·고성능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