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라이칸은 다른 과학관과 달리 최첨단 과학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미래형 과학체험 공간이다. 오카노 씨가 어린이들에게 인터넷 물리모델을 활용해 네트워크의 원리와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와∼ 지구다!”
어린 학생들이 일본과학미래관(MeSci·미라이칸)에 들어서자마자 발광다이오드(LED) 100만개를 부착해 건물 5층 높이로 매달아 놓은 ‘우주에서 바라본 오늘의 지구’에 감탄한다. 이 지구본은 미라이칸의 상징물으로서 △지구환경과 프런티어 △기술혁신과 미래 △정보과학기술과 사회 △생명과학과 인간을 함축하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본 오늘의 지구’는 과학관 전시구역인 1·3·5층 출입구에서 모두 접할 수 있는데, 그 높이에 따라 관람객들에게 서로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3층에서 만나는 지구는 눈부신 정보과학기술이 가져올 미래사회만큼이나 푸르고 활기차며, 1층과 5층에서 접하는 지구는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듯 더욱 푸르게 빛난다.
미라이칸을 찾은 지난 9월 23일은 추분(秋分). 일본의 공휴일로 성묘를 가 조상의 영혼에 공양하는 날이다. 휴일이어선지 어림잡아 500여 관람객들이 과학이 만들어갈 미래세계에 눈을 반짝였다.
자원봉사 전시해설원인 오카노 마이코(岡野 麻衣子)는 “오늘 같은 휴일에는 2000명 정도가 미라이칸을 찾아오고, 평일에도 학교 단체관람객들을 중심으로 900여명씩 다녀간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과학기술과 사회’관에서 인터넷의 기본 구조를 설명해 주는 일을 한다. 미라이칸의 강점은 오카노 씨와 같은 자원봉사 전시해설원들이 777명이나 된다는 것. 과학기술이 ‘나’에게 있어 무엇인가에 대한 관람객 개개인의 답을 찾아주겠다는 미라이칸의 목표가 전시해설원들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실제로 모든 전시공간마다 이웃집 할아버지, 형, 누나 같은 해설원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관람객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과학을 직접 체험하고 알 수 있도록 세심하게 안내해준다.
미라이칸에서 가장 북새통을 이루는 곳은 3층이다. 정보과학기술과 사회, 기술혁신과 미래를 주제로 삼아 로봇·마이크로머신·나노테크놀로지·초전도·컨퓨터·네트워크·가상현실 등 흥미진진한 체험형 전시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관람객과 교류(대화)하는 로봇 ‘아시모’는 인기가 최고다.
공통의 기본 ‘구조(네트워크)’로 성립되는 정보과학기술을 물리적 장치를 통해 쉽게 설명해주는 것도 흥미롭다. 어린 학생이 ‘○●○○’라는 메시지를 선택하자 구슬 4개가 A에서 출발해 B·C·D로 퍼져나갔다. 여기서 A·B·C·D는 컴퓨터(PC)다. A로부터 퍼져나온 구슬들은 B·C·D에 ‘○●○○’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모두의 창이 ‘○●○○’로 바뀌면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뤘다.
어린이들은 이처럼 미라이칸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통할 수 있는 정보과학기술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우주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가 하면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등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도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인지함으로써 지구와 공생(환경보존)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도쿄 오다이바지역에 자리잡은 미라이칸은 2001년 7월 문을 열었다. 전시공간만 1만9636평방미터이며 과학을 ‘문화’처럼 향휴할 수 있도록 지상 8층, 지하 2층에 걸쳐 과학도서관·실험공방·이벤트홀·과학갤러리·연구개발구역 등을 갖춰 놓았다.
일본 어린이들이 첫 손가락에 꼽는 장래희망은 ‘과학자’다. 미라이칸에서 일본 과학 꿈나무들의 싹이 움트고 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