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로봇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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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놀이는 물론 간단한 의료까지 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생활로봇’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스타워스에서 말하고, 청소하고, 집안일 등 온갖 일을 거뜬히 해내는 걸어다니는 로봇이 실제 집안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지난 15일부터 열린 ‘2004 지능형 로봇평가대회’에서 대회 운영위원장인 김진오 광운대 교수는 “생활 로봇이 기술력은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로 2, 3년 후에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며 “로봇 시장은 한 번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일상 생활에 파고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LG는 물론 한울로보틱스·베이직로봇 등은 청소 로봇 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다. 한울로보틱스는 청소용 로봇에 대한 예약 접수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유진로보틱스가 내놓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은 이미 백화점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청소용 가정 경비용 로봇이 선두=가장 먼저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줄 로봇 분야는 ‘청소용’과 ‘경비·보안용’이 될 전망이다. 김진오 교수는 “향후 생활 로봇은 청소용과 경비·보안용을 양대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번 로봇평가대회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내놓은 로봇 역시 청소와 경비·안내 기능을 갖춘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청소 기능과 웹 보안 감시 기능을 모두 갖춘 ‘크루보’라는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 차가 있지만 2, 3년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 LG전자는 저가형 청소 로봇 제품 개발을 통해 3년쯤 뒤에는 대중적인 제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 출시=이번 로봇 기술평가 대회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여러 기능을 하는 로봇들이 전시됐다. 유진로보틱스가 내놓은 ‘아이로비’는 홈 모니터링 기능·방문자 확인은 물론 영어 학습과 동화 구연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췄다. 음성인식은 기본이며 배터리 상태를 감지해 스스로 충전기를 찾아가는 자체 충전 기능도 탑재했다.

 로보테크가 내놓은 ‘로보엑스’는 원격 감시기능뿐만 아니라 로봇에 장착된 체지방·혈압·맥박측정기를 통해 개인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웰빙로봇’이다. 원격 감시와 각종 게임·오락 기능도 갖추고 있다. 그 밖에 하늘아이는 초등학생들이 로봇을 실제 조립하고 프로그램으로 작동하면서 로봇의 원리를 알 수 있게 한 교육용 로봇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걷는 로봇 진화속도 빠르다=전시장에서 사람들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로봇은 역시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이번 대회에만 총 49개팀이 참가할 정도로 업계와 학계의 관심도 높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휴머노이드로봇이 실제 격투를 통해 기능과 성능의 우수성을 뽐냈다. 대회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대회마다 관절 각도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진 로봇들이 새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표준화와 시장 확대가 중요=산업자원부는 2002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700억원대로, 2010년에는 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초기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술표준원 김선호 부장은 “국내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평가 기술을 확립해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서비스 로봇이 가능한 한 빨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향후 로봇 관련 기술평가 대회를 공공서비스 로봇, 극한작업 로봇 등으로 확대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실제 상품화와 시장 창출에 기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기로 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