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2년 신SW대상 수상작 전시회장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하이웨이101을 당시 국무총리와 정통부 장관에게 소개하고 있는 백원인 사장.
2001년 1월 미라콤 설립 후 2년 간의 노력의 결실로, EAI솔루션인 ‘하이웨이101 1.0’과 생산관리시스템(MES) 솔루션인 ‘MESplus 1.0(엠이에스플러스)’가 각각 출시 됐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함께 외지에서 연락을 단절시키고 숙식하며 고생해온 전 직원들의 피와 땀의 결과였다.
제품명을 ‘하이웨이101’로 명명 한데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미국 실리콘베이의 첨단 기술을 만나려면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산호세의 공항에서 내려야 하고, 그 곳에서 만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 도로가 ‘하이웨이원오원’이다. 우리는 모든 기술에서 ‘하이웨이원오원’을 통해야 첨단기술을 만난다는 의미를 부여해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첫 버전을 ‘하이웨이101’로 명명했다. ‘엠이에스플러스’는 그동안 MES 세계시장 점유율 1위였던 기업의 솔루션보다 더 나은 솔루션으로 개발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2001년 겨울, A 공공 기업에 처음으로 하이웨이101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름도 알려 지지 않은 생경한 업체가 전산 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제품을 소개한다는 자리를 만든다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때였다. 열심히 준비한 제품에 대한 소개를 마친 후 A 공공기업 의 반응은 한국에도 미라콤 같은 회사와 제품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아주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동시에 기존 국내에 진입해있는 다른 외산 제품과, 거대한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높았다.
그러나 나와 우리 직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이웨이101은 그간 우리가 진행해온 여러 프로젝트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최상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때마침 고객 사에는 다른 회사의 외산 EAI제품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었으나 제품에 빈번한 데이터 유실 및 중복, 시스템다운 등 이런 저런 문제점들을 토로하던 차였다. 우리는 실력으로 증명을 해주겠다며 A 고객사의 실무자들에게 “현재 A 고객사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여주겠다” 라는 제안을 했다.
어차피 기존 고객사가 해결을 못하고 있던 판에 우리가 해결해 준다 하니 ‘한번 해볼 테면 해봐라’는 식으로 A사는 우리에게 2주일이라는 시간을 줬다. 어렵게 얻어낸 기회는 단 2주일. 그 시간 안에 우리가 장담한 것들을 이젠 말이 아닌 실력으로 보여줘야 했다. 사실 2주일이면 문제점들만 파악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연구소 직원들은 또다시 낮에는 고객사 사무실에서 밤에는 근처 여관에서 낮과 밤을 잊은 채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2주가 지난 후, 하이웨이101을 적용 테스트 날, 우리는 그간의 모든 문제점들을 A 고객사 실무자들이 놀랄 만큼 모두 해결했다.
이로 인해 미라콤은 A 사의 통합 ERP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미라콤이라는 이름 없는 벤처기업의 국산솔루션 하이웨이101은 계속적인 검증을 요구받았다. 총 5차례에 걸쳐 A사의 모든 요구 기능과 성능에 관한 강도 높은 내부 기능 테스트 및 성능테스트를 수행하였으며, 5번 중 한번이라고 테스트에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언제라도 다른 외산 제품으로 대체가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그렇게 A 공공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한지 1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우리는 고객사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