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인터넷, 믿는 인터넷](10)해외 사례(하)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이 유해 콘텐츠와 음해성 게시판 댓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 중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심각한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에 대해 미국의 인터넷 관계자들은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넷티켓과 한·미간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터넷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인터넷상의 윤리 확보 보다는 기업들의 상업적인 광고를 포함한 스팸 메일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스팸 메일과 싸우는 미국 기업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력을 전한다.  

  ◇야후

 야후는 올 초 무료 메일 서비스 저장 용량을 4MB(메가바이트)에서 100MB로 늘렸다. 프리미엄 메일 서비스인 ‘야후! 메일 플러스’는 무려 2GB(기가바이트)의 저장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일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성도 증대됐지만, 스팸 메일 증가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 야후가 제시한 핵심 서비스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팸가드’이다. 이 서비스는 전체 야후 메일 사용자를 파악해 정확한 스팸 필터링 방법을 찾아내준다. 스팸으로 표시된 메일은 자동으로 벌크 편지함으로 간다. 야후 메일 플러스 사용자는 각 사용자의 선호도를 설정할 수 있는 개인화 스팸 방지 필터가 포함된 스팸가드 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다.

 ‘스팸가드’는 또 사용자가 스팸을 제어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옵션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벌크 편지함의 메일이 자동으로 지워지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자동 삭제 전 일정 기간 동안(1주일에서 한 달) 보관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아울러 사용자가 특정 메일 주소나 메일 주소 도메인을 차단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불쾌한 메일 내용을 감추기 위해 HTML에 포함된 그래픽 로딩을 금지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야후는 또 ‘안전 주소’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스팸 메일용 주소를 500개까지 마음대로 만들고 버릴 수 있게 해준다. 스팸 메일용 주소로 온 메일 역시 야후 메일 계정에서 읽을 수 있다.

 스팸 메일용 주소는 온라인 가입 신청을 하거나 동호회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팸을 막고 싶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사이트마다 서로 다른 스팸 메일용 주소로 가입을 했다가 스팸 메일이 들어오는 주소는 사용을 중지할 수 있는 것.

 각각의 스팸 메일용 주소는 본명과 무관한 사용자 정의 어근과 각 주소를 구별하기 위한 키워드로 이루어진다. 어근은 모든 스팸 메일용 주소에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닷컴에서 사용하기 위한 스팸 메일용 주소를 만든다면 어근 ‘marketanalyst’에 키워드 ‘amazon’을 붙여서 ‘marketanalyst-amazon@yahoo.com’으로 만들 수 있다.

 이과정에서 야후는 많은 사용자들이 온라인 거래를 하거나 뉴스레터에 가입하면서 주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기를 꺼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안전 주소 기능은 사용자들이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주로 사용하는 주소를 보호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서니베일(미국)=조장은기자@전자신문 jecho@etnews.co.kr 

<인터뷰> 마일스 리베이 스팸 담당매니저

 “조만간 야후는 ‘도메인 키’라는 새로운 반스팸 정책을 펴나갈 예정입니다. 디지털 서명을 해야 메일을 보낼수 있도록 해 야후 메일에서는 상업적·악의적 목적의 스팸 메일이 나갈수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야후의 스팸 메일 담당 프로덕트 매니저(PM)인 마일스 리베이는 도메인 키 라는 새로운 기술이 모든 스팸을 차단할순 없겠지만, 획기적으로 스팸 메일을 줄일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마일스 리베이는 “스패머는 발신자를 바꿔가며, 은행·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보낸 것처럼 이메일 주소를 변환시키고 있다”며 “이메일을 암호화해 디지털 서명을 해야만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도메인 키를 적용하기 위해 이미 태스포스팀(TFT)을 구성했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일용량이 확대되더라도 이용자들은 스팸 메일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올 상반기 출시된 스팸 솔루션 ‘야후! 스팸가드3’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이 기능은 ‘@yahoo.co.kr’주소로 같은 메일이 수백통씩 보내질 경우 이를 컴퓨터가 판단, ‘받은 편지함’이 아닌 ‘스팸 편지함’으로 자동으로 보낸다.

 마일스 리베이는 “업체별로 다른 안티 스팸 정책들이 있지만, 현재 야후가 선보이고 있는 스팸 가드 기능과 앞으로 출시될 도메인 키 기술은 업계에서도 돋보이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자사를 알리기 위한 광고성 메일을 보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야후는 이용자 중심의 회사로서 이용자가 원치 않는 메일은 절대 받을수 없도록 강력한 정책을 실행해 나갈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규모에 버금가는 막대한 자금 및 인력 투자를 통해 스팸 메일을 걸러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MS의 이러한 노력은 ‘스마트 스크린’이라는 스팸방지 필터링 기술로 이미 구현된 바 있다. ‘스마트 스크린’은 현재 MSN, 핫메일, 아웃룩, 익스체인지 등 솔루션들의 최신 버전을 포함해 MS의 모든 이메일 플랫폼에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 스크린’은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이메일 수신함에서 메일을 수신하지 않도록 해준다. 빌게이츠 회장은 “‘스마트 스크린 ’기술로 현재 스팸 메일의 95%를 걸러내고 있다”고 직접 주장하기도 했다. MS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팸 필터링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의 공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관련, MS는 최근 스팸을 획기적으로 방지하는 업계 중심의 공동 프로젝트인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스팸 방지 전략(CSRI, Coordinated Spam Reduction Initiative)’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팸 방지 솔루션도 모두 MS의 자체 기술로만이 아닌, 업계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AOL, 어스링크(EarthLink), 야후, 컴캐스트, BT 등의 협력을 이끌어내 관련 기술의 산업표준을 확립했다. 아울러 스팸 문제 해결을 위한 업계 전반적인 가이드라인 개발에도 앞장서 협력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이메일용 수신자 확인 (Caller ID) 프로그램을 자사 메일에 적용하기 위해 업계의 반응을 조사하고,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시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업계의 자정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에도 앞장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인 공인 기관의 설립을 통해 업계의 성공 사례 개발을 돕고, 지속적인 전자우편 인증 및 고객 분쟁 해결 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스팸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쉬운 해결책을 알리기 위해 일반 소비자 교육을 웹이나 광고, 뉴스레터 송부 등을 통해 지속하고 있다.

 시애틀(미국)=조장은기자 

<인터뷰> 라이언 햄릿 반스팸 담당 매니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 스팸 기술은 한국의 KIST에서도 강의를 했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물론 스팸 메일이 기술 하나만으로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MS의 대대적인 투자와 정부 및 사회 단체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은 조만간 결실을 얻을 것입니다”

 MS의 반스팸담당 라이언 햄릿 매니저는 KIST에서 강의했던 한국어로 된 자료를 보여주며, 전세계적으로 스팸 메일을 줄이기 위한 MS의 노력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야후의 ‘도메인 키’에 대적할 ‘샌더 아이디(ID)’ 기술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라이언 햄릿은 “차기 아웃룩 버전에는 ‘샌더 아이디’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 기술은 실제 메일을 보내는 사람과 그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골자로 DNS 주소를 폭로하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통 이용자들이 자주 보내는 청첩장의 형태는 스패머들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스팸 메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샌더 아이디’는 실제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정보를 바코드 형태로 CPU가 인식해 이러한 사소한 오류까지도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9개월 전 ‘채권 샌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그는 “제 3의 비영리 단체에 대기업들이 일정 금액을 예치하게 해 만약 이들 회사가 스팸 메일을 발송할 경우 이 금액을 압수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MS의 스팸을 막기 위한 투자는 업계 최고이며, 앞으로 MS의 다양한 전자우편 주소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심하고 전자우편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