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들의 올 한해는 ‘수익 경영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장기적인 IT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업무 혁신 및 경영 선진화 등을 통해 추진해 온 내실 경영이 올해 처음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실제 SI업체들은 올 한해 전사 차원의 6시그마를 통해 품질을 올리고, 비용 절감 운동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거나(삼성SDS), 조직문화혁신 및 스킬 활동의 지속적 추진과 내부 혁신을 통해 경영 구조를 개선, 대내외 경쟁력을 제고하는(LG CNS) 등 외형 성장 외에도 수익성 향상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대부분 기업이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은 물론 IT 서비스 품질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사전·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등 원가 절감에 힘을 기울이는 등 어느 해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10여건의 공공 프로젝트가 유찰되는 이변이 속출하기도 했다.
◇빅3, 매출 1조·영업이익 싸움 시작됐다=삼성SDS·LG CNS·SK C&C 등 빅3 SI 기업의 성적표는 매출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 중 일단 후자만 쟁취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매출 2조원 진입으로 2, 3위와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프로젝트당 한계 수익성을 높여 잡음으로써 수익성 위주의 SI 시장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다. 삼성SDS의 실적은 매출 성장률은 10%대로 소폭 성장하는 대신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50% 가량 성장, 국내 SI 업계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서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 CNS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양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매출은 애초 목표 1조6000억원을 수정하지 않아 1위 기업인 삼성SDS와 격차는 3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영업이익 및 경상이익은 작년 대비 5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3 중 유일하게 매출이 1조원에 못 미쳤던 SK C&C도 매출 1조원 돌파와 100% 가까운 영업이익 성장이란 지표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 면에서는 2위인 LG에 한참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은 750억원에 달해 2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예견된다. 물론 SK텔레콤을 비롯한 관계사 장사가 ‘짭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셈이다.
◇신흥 3인방 오토에버·신세계·동부정보 주목=매출 1000억∼3000억원대의 후 순위 SI 업체 중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기업들도 눈에 띄고 있다. 올 매출 예상 순위를 기준으로 할 때 오토에버시스템즈와 신세계I&C, 동부정보 등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면에서 기존 중견 SI 업체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안정적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의 오토에버시스템즈는 올 한해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며, 중견 업체로 부각될 전망이다. 매출이 당초 예상인 2500억원을 넘어서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이익 또한 1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신세계I&C 역시 매출 성장은 물론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10% 정도 성장한 118억원을 예상하며 차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개 관계사가 합병해 출범한 동부정보도 올해 1300억원 이상의 매출과 3% 정도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CJ시스템즈도 매출 1000억원에 영업이익 4%인 4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데이타도 영업이익이 5%에 달하는 200억원으로 예상하며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쌍용, 대우, 중견기업 향배 주목=모기업의 운명과 함께한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등 3개사가 독자적인 성장 궤도를 그릴 수 있을지가 주목받고 있다. 3개사 모두 조건은 다르지만 대형 SI처럼 수익성이 중요한 한해였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올해 처음 3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100% 가량 성장한 12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대우정보는 프로젝트 납기 준수 등 프로젝트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관리시스템(DPMS)’과 저가 입찰 지양 및 선택적 영업을 위한 ‘영업관리시스템(DSMS)’을 전사 차원으로 확대·적용, 앞으로도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미라콤아이앤씨로 대주주가 바뀌는 조직변화를 거친 현대정보기술은 일단 성장 기조를 마련하기 위해 영업 이익보다는 매출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4000억원에 못 미쳤던 매출이 올해 45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쌍용정보통신은 부실 프로젝트를 미리 정리, 내년을 한 번 더 기약하고 있다.
신혜선·김원배기자@전자신문, shinhs·adolfk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SI업체 올해 매출-영업이익 목표 예상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