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액체렌즈 상용화 전략 수정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30만 화소급 액체 렌즈 카메라 모듈이 당초 예상과 달리 수요 부재로 인해 연내 상용화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200만 화소 이상을 지원하는 액체 렌즈를 다시 개발, 내년 상반기에 다시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3월 삼성전기는 기존 고체 렌즈에 비해 성능이 좋고 비용이 싼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방식 130만 화소 카메라 모듈용 액체 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액체 렌즈는 마치 사람 눈의 수정체처럼 모터의 힘을 빌지 않아도 전기 작용에 의해 초점이 맞춰진다. 따라서 카메라 모듈 경쟁력의 핵심인 크기와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생산 비용도 기존 고체 렌즈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당시 액체 렌즈는 카메라 모듈의 차원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기는 3분기 양산에 들어가 내년 월 50만개, 2006년 월 100만개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양산은 고사하고 수요가 나오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수요 부재의 원인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애초에는 13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이 충분한 시의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휴대폰 업체 사이에 화소 경쟁이 과열해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카메라 모듈 수요가 200만, 300만 화소 수준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대적으로 화소 경쟁이 덜한 외국에서는 액체 렌즈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밝혀왔지만 기존 주요 국내 거래 업체와의 관계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대신 보다 고성능의 액체 렌즈를 다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200만 화소 제품과 300만 화소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200만 화소 지원 액체 렌즈는 내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화소 수가 올라갈수록 전력 소모량 문제가 중요해지기 때문에 액체 렌즈를 사용한 카메라 모듈 수요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액체 렌즈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지나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