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무선인터넷 다운로드 솔루션 상용화에 성공, 이스라엘에 수출하고 있는 업체. 전세계 20개국에서 250여 고객사를 확보, 해외 매출만 2500만달러를 돌파한 기업. 선진국 유수의 글로벌 기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우리 토종 소프트웨어(SW) 업체의 성적표다.
지난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이 발간한 국내 SW기업의 해외진출 성공사례집인 ‘세계로 가는 우리 SW기업’에 소개된 신지소프트 등 이른바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스타기업들은 퀄컴 등 해외 유명업체에 원천기술을 수출하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로열티 수입으로 올리고 있다. 해외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 온 국내 SW업체들이 거꾸로 해외 유수 기업들로부터 로열티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또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스타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SW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호주, 미국 등 세계 10여개국에도 제품을 수출해 글로벌 솔루션 업체로서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영업 강화를 위해 국내 SI업체와 대형 컨설팅업체와의 전략 제휴와 지역별 영업 및 서비스 인력 확대는 물론, 싱가폴, 중국, 대만 등에서도 현지업체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유저 콘퍼런스’를 주최했다. 이는 핸디소프트의 제품 사용자들과 토론하는 자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업체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이 같은 모임을 한국의 벤처기업이 주도한 것이다. 티맥스소프트는 BEA와 IBM 등 미국 업체가 80% 이상 장악한 미들웨어 시장에 지난 2000년 뛰어들어 3년 만에 30%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올렸다. SW 벤처업계의 대명사인 안철수연구소는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직접 방한해 보안 등의 기술을 배워갈 정도다. ‘아래아 한글’로 우리나라를 자국어 문서 편집기를 가진 세계 유일의 나라(미국 제외)로 만든 한글과컴퓨터도 그동안의 부진을 구조조정과 영업망 정비로 극복, 지난해 매출 184억원에 43억원의 순익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162억원과 영업이익 52억원을 올렸다.
지석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해외협력단장은 “이들 스타기업들은 국내 SW업체도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진흥원 등 유관기관들도 적극 나서 해외 마켓채널 발굴 및 연계, 현지시장 진출 전략수립 지원 등을 통해 SW분야의 글로벌 스타기업들이 더욱 많이 배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 http://www.haansoft.com, 이하 한컴)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지주회사를 표방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0년 설립된 국내 벤처업계의 맏형으로 상용 SW로는 국내 처음으로 1000만 카피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아래아 한글’로 유명하다. 또한 2003년 12월에는 오피스 제품인 ‘한컴오피스 2004’를 출시, 지난 10여년 간 외산 오피스가 독점해온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오피스 부문에서만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컴은 한·중·일의 리눅스 공동 개발을 위한 아시아눅스의 한국 측 파트너로 선정돼 리눅스 OS와 다양한 응용 SW를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호기를 만났다. 한컴은 소프트웨어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올해 3분기에도 지난 15년 간의 역대 3분기 매출 중 최대 매출액을 올리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 이후 올 들어 ‘한글’ 매출이 급증했고, 오피스 매출도 당초 계획이었던 31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오피스 제품의 내년 매출액을 1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향후 한컴은 곧 출시될 새로운 버전들의 SW를 통한 매출 성장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한컴오피스 2005’를 통한 오피스 매출 100억원을 달성해 1000억원대에 달하는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0%, 판매량 기준으로 30%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정비한 BI사업본부를 통해 리눅스 응용 SW의 연구 개발을 통한 리눅스 시장의 확대와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으며 연말에 나올 ‘씽크프리오피스(Thinkfree Office)’의 해외판매 확대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인터뷰-백종진 사장
“좋은 제품이나 기술에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알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백종진 한컴 사장은 기술과 제품의 새로움, 우수성 등을 평가·시상하는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은 기업에게 있어 권위 있는 전문기관으로부터 판매와 저변 확대를 위한 PR 지원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상의 수상을 통해 국내 SW업계에 우뚝 선 한컴의 향후 전략과 관련해 백 사장은 “2∼3년 안에 ‘아래아 한글’처럼 동종업계 소프트웨어 제품 중 ‘사실상 표준’이 될 만한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백 사장은 “국내시장의 경우 새로운 버전의 SW 출시와 더불어 기존의 공공기관과 중소규모의 기업시장 외에 대기업, 교육기관 등에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글 2005’와 ‘한컴 오피스 2005’ 등 신제품의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는 게 백 사장의 복안이다.
해외시장 공략과 관련해 백 사장은 “아시아눅스 참여로 인한 호기를 이용해 멀티플랫폼, 멀티랭귀지 지원의 ‘씽크프리오피스(Thinkfree Office)’, 그룹웨어 ‘워크데스크’ 등 한컴의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핸디소프트
핸디소프트(대표 김규동 http://www.handysoft.co.kr)는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필기체 인식 기능을 탑재한 한글 워드 프로세서인 ‘핸디*워드 아리랑 2.0’으로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과기처장관상) 시행 첫 해에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당시 사장이었던 안영경 현 고문은 “현재의 컴퓨터 사용자 환경이 개인사용자 중심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워크그룹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업의 정보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핸디소프트는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스타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핸디소프트는 현재 공공기관 그룹웨어 시장 점유율 1위, BPM(업무프로세스관리) 시장점유율 1위, 2003년 수출 1200만달러, 국내 최초로 라스베가스에서 해외 사용자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SW 스타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특히 BPM(업무프로세스관리·Business Process Management) 솔루션은 핸디소프트가 세계 시장을 향해 내민 새로운 도전장이다. 최근 기업내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BPM에 대한 필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BPM시장의 선두주자인 핸디소프트의 주고객으로는 현대기아차, 삼성중공업, 제일은행 등 대기업 및 금융권이 망라돼 있다. 이미 이 회사는 ‘비즈플로우(BizFlow) BPM’으로 세계적인 리서치기관인 포레스터그룹, 가트너그룹, IDC 등으로부터 ‘월드와이드(worldwide) BPM 상위 5대 벤더(vendor)’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인터뷰-김규동 사장
“올해로 저희 핸디소프트가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시행이래 영예의 첫 대상을 받은 지 10년이 됐습니다.”
김규동 핸디소프트 사장은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과의 남다른 인연부터 떠올린다.
“영세한 SW기업에게 신소프트웨어상품 대상의 의미는 무척 큽니다. 우수한 전문인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금력이나 영업력이 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에게 제품에 대한 홍보의 장이 되었던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제도는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됐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핸디소프트는 국내 기업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 아래 BPM R&D센터를 미국 자회사인 핸디소프트글로벌에 설치, 시장 접점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미국법인인 핸디소프트글로벌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세계 50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매진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10년 전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면 핸디의 이 같은 목표는 없었을 것입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을 통해 자신들과 같은 스타기업이 속속 배출되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