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업종 관련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분석자료에서 현재 시점이 IT경기 수축국면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IT기업의 영업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과거와는 달리 IT 누적 재고수준이 많지 않아 장기 위험요인이 줄어든만큼 현재 IT주에 대한 평가수준은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IT업종의 3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시작된 어닝쇼크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단기조정 이후에 구조적인 IT반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임홍빈 애널리스트 역시 19일 발표한 ‘IT하강기와 삼성전자 투자전략’에서 “현재 IT경기 사이클상 내년 2분기말이나 돼야 경기저점에 도달할 것이어서 이 흐름을 크게 거스를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IT대표주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 IT주 저평가 과도하다=대한투자증권은 올해 IT기업의 실적이 상반기의 두드러진 성과에 의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2005년에도 단가하락,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실적은 둔화되겠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구조는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투자증권이 추정한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4%에서 올해 18.7%로 개선되고 내년 역시 16.8%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8.3배였던 전기전자업종 주당수익비율(PER)은 과도한 불확실성에 따라 올해 5.7배, 내년 6.3배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업종을 포함한 평균치(2004년 6.1배, 2005년 6.3배)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 김정욱 애널리스트는 “2000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IT업종의 주가는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해왔다”며 “이 같은 흐름으로 볼때 지금의 IT주는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 누적재고 부담 줄고 반도체가 버팀목=이에 대한 근거로 대한투자증권은 과거 10년간 미국의 IT출하 및 재고 사이클상 3차례의 경기수축 국면이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누적재고 부담이 바닥권에 머물러있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투자증권이 국내외 IT산업 및 주요 IT기업들의 재고자산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2000년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누적재고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 98∼2003년동안 삼성전자의 경우 9.5회에서 18.3회로 개선됐으며 IBM은 15.7회에서 30.3회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폰은 다소 부진이 예상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D램 가격이 4분기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IT주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 8월 바닥을 형성한 D램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며 계절적인 요인과 PC당 D램 장착 메모리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4분기까지 반도체 업황은 무난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장기적인 관점에서 낙관적=물론 IT산업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단기 조정국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재고조정 부담 해소와 통신장비 교체주기의 도래 등으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반응이다. 대한투자증권 김정욱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최근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IT선도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주가저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선행투자를 할 필요는 없지만 2005년 2분기말을 저점으로 보고 밸류에이션 등의 측면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