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나타난 결과는 IT경기의 저점 논쟁을 불러 일으킬 만한 요소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 삼성전자는 ‘10조원 대 영업이익 시대 개막’을, LG전자는 ‘6조1125억원의 사상최대 매출 상승’이라는 기록을 수립했지만 지난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라는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품목 편중 심화=외형적 수치들만 보면 낙관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14조3439억원, 영업이익 2조7423억원, 순익 2조68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 34%, 46% 증가했다. LG전자 역시 3분기 매출액 6조1125억원, 영업이익 3554억원, 순이익 3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92.0%, 36.0%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조세는 반도체 D램 부문의 가격 안정세, 낸드 플래시 부문의 신규 수요창출, 휴대폰 수출의 급신장세, 디지털TV 등 프리미엄 가전의 해외수출 증가 요인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4% 증가한 4조7445억원의 매출을 달성,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4조5795억원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1조9465억원으로 41%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정보통신부문도 국내외 수요 둔화와 해외 경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인 2269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4조8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휴대폰은 3분기 누계로 6545만대를 판매, 2003년 전체 판매실적 5566만대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LG전자는 휴대폰과 디지털TV, 에어컨 등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의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정보통신사업본부는 3세대 휴대폰인 WCDMA와 GSM 단말기 수출 증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64.2% 증가한 2조2850억원의 매출신장을 달성했다. 정보통신사업본부의 매출비중이 전체매출 중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DDM사업본부는 전년동기 대비 PDP 123%, 디지털TV 53% 성장했다.

◇LCD, 생활가전 취약=그러나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원부자재 및 유가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과 LCD가격 하락, 생활가전 부문의 내수 침체 등은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괴롭히는 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분기 대비해서 국내 경기 및 수출여건 악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내수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품목으로 꼽고 있는 LCD 사업부문도 대형 패널의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순이익이 동시에 격감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세대 LCD라인 건설에 따른 투자비, 후발업체의 경쟁을 따돌리기 위한 일시적 가격 하락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이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전망=증권가에서는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역시 4분기에도 고유가, 미국의 금리인상, 원자재상승 등 대외 불안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이 같은 예상과 일치한다.

 그러나 두 회사는 모두 부품과 세트산업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 개발과 판매라인 확보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수익이 급락하는 형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3분기 부진은 전략적 단가 인하 등으로 이미 예견했던 결과로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세계 정보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전략적 차원에서 LCD등 가격을 인하, 재고 소진하려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전업계는 경기 반전 시기를 유가안정, 신경제정책의 시행 등이 일어날 수 있는 2005년 2분기 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