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공인인증서의 유료화제도가 시작됐지만 공인인증기관들의 유료화에 대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제도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인인증서 사용도가 가장 높은 인터넷뱅킹과 증권 거래 등 한가지 용도로 제한된 용도제한용 인증서가 여전히 무료로 발급되고 있는데다 공인인증서 발급 비용을 내야 할 은행과 증권사 등이 비용부담에 난색을 표하면서 공인인증서 유료화제도가 겉돌고 있다.
실제 공인인증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결제원과 비영리기관인 전산원을 제외하고 한국증권전산과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등 공인인증기관들은 범용인증서 유료화에 따른 수익 증대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무료로 인증사업을 벌여오면서 인증서 유료화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다렸던 전문인증기관들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인증기관 고위 관계자는 “지난 5년을 기다려온 인증서 유료화 정책이 전문 인증기관엔 이렇다 할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로 시행되고 있다”며 “인증서 유료화로 수익을 얻어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해야 할 공인인증기관들이 수익을 못 내면 공인인증기관 사업권을 반납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또 “하나의 인증기관이라도 사업권을 반납하게 되면 그 기관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은 소비자가 인터넷뱅킹 등 인증서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1000만 전자서명 시대를 여는데 역행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신홍식 한국전자인증 사장은 “공인인증서의 유료화라는 정부 정책은 환영하지만 인증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은행을 금결원이 장악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나머지 전문기업들이 유료화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