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MP3P "애플 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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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이 마침내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레인콤 양동기 부사장은 지난 19일 IR에서 “HDD타입 MP3P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고, 특히 미니 HDD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수”라며 “지금은 경쟁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지만, 내년에는 최고 15%까지 HDD타입 MP3P 시장을 차지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소니 워크맨을 이은 휴대형 오디오기기 시장의 왕좌를 놓고 애플과 소니, 레인콤이 각축을 벌여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레인콤이 공식석상에서 애플을 ‘제 1의 적’으로 지목하기는 이례적이다.

 이는 휴대형 오디오기기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황금알’ 시장인데다, 레인콤이 브랜드 인지도에서나 세계적인 유통망, 제품성능 면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간접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상못한 애플의 급성장=ID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MP3P 시장규모는 3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MP3폰이나 DMB 단말기, 휴대인터넷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MP3P는 매년 53%의 성장곡선을 그리면서 휴대형 오디오 시장을 급속히 대체할 전망이다. 이 중에서 HDD MP3P 연평균 성장률은 57%, 플래시메모리 MP3P는 33.2%로 HDD 타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팟’을 앞세워 MP3P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9월까지 미국시장에서 플래시와 HDD 타입을 포함한 전체 MP3P시장에서 65%를 점유하고 있다. HDD 타입만 놓고 보면 90%에 이를 정도로 막강하다. 특히 올 초 발표한 ‘아이팟 미니’는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애플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한편, 4GB 1인치 HDD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실제로 7∼9월 애플이 판매한 MP3P는 세계적으로 201만대에 이른다. 지난 동기(4∼6월)에 86만대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배 이상 신장한 것이다. 더구나 10월부터는 크리스마스 특수가 시작되는 만큼 이 이상 판매도 무난할 것으로 애플 측은 기대하고 있다.

 ◇뜨거워지는 맞불 작전=레인콤은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19∼20%로 최강이다. 하지만 HDD타입 급성장에 미처 대응하지 못해 애플에 1위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 분야에서 레인콤의 시장점유율은 5% 미만으로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레인콤의 승부수는 5GB 1인치 HDD를 탑재한 MP3P. 이르면 다음달 제품을 출시, 내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애플에 맞선 차별화 전략은 ‘아이팟 미니(249달러)’보다 성능은 좋지만 비슷한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 내년 3월경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이 700만대(현 300만대)로 늘어나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은 물론, 브랜드 파워까지 강력해질 것이라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애플이 호락호락 넘어갈 리 없다. 애플은 연말경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P를 내놓고 레인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