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선인터넷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플랫폼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와이브로 사업자로 유력시되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이 위피를 휴대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용 휴대인터넷 플랫폼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위피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망 기반에서 휴대인터넷망으로 영역을 확대할 호기를 맞을 전망이다.
◇KT·SK텔레콤 ‘위피 온 휴대인터넷’=KT컨버전스연구소는 최근 위피개발업체인 와이즈그램과 함께 싸이버뱅크의 ‘포즈’ 모델 및 HP의 ‘iPAQ rw6100’에 위피를 올리는 내부과제를 수행했다. KT 측은 “네스팟스윙폰은 무선랜을 쓰기 때문에 향후 예상되는 휴대인터넷 단말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이번 과제는 위피를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미리 기술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즈그램 측은 “최근 두 개 단말기에 위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며 “이른 시일내에 KT 측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플랫폼으로 위피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아직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사업권을 획득한다면 플랫폼은 위피로 가는 것을 당연히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위피의 ‘영역 확대’=위피의 부상은 무엇보다 내년 4월부터 국내 모든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내장되기 때문이다. 휴대인터넷+휴대폰 결합단말기의 경우 한 단말기에 한 개의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폰 형태의 단말기 역시 휴대인터넷+휴대폰 결합단말기와의 서비스 연계 차원에서 위피 채택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KT는 와이브로용 노트북에도 위피를 올리는 방안까지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다.
◇‘아직은 험한 길’=일각에선 위피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CE계열 모바일OS, 노키아진영의 심비안 등과 격전을 치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와이브로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플랫폼을 제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서비스인 만큼 다양한 단말기와 비즈니스모델이 발생할 것이며, 이에 따라 위피를 단독 플랫폼으로 가져가기 어려울 가능성도 높다.
위피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위피가 이동통신망을 넘어 다른 분야의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첫 사례가 와이브로에서 실현해주길 기대한다”며 “향후 텔레매틱스, 홈네트워킹 등 플랫폼·미들웨어가 필요한 신규 시장에 위피가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