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3의 평판TV` 바람 부나

‘TV왕국 일본에 ‘제3의 평판TV’ 바람이 불 것인가’

아테네 올림픽 특수로 LCD 및 PDP 등 평판TV시장이 급성장 추세인 일본에서 최근 프로젝션(투사형)TV가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비록 각 가전업체들의 본격적인 제품 출시는 내년 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로젝션TV가 평판TV 기종 전반의 판매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 선발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시작하면서 벌써부터 ‘제3의 평판TV’ 시장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가전업계가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투입한 프로젝션TV는 1인치 전후의 소형 LCD 화면을 렌즈로 확대한 구조다. TV 본체 배면의 거울에서 전방에 영상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리어(후방) 프로젝션TV라고도 불리운다.

미국의 올해 리어 프로젝션 T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3% 성장한 310만대로 전망되고 있다. 점유율 1위 업체인 소니는 ‘가격이 PDP의 절반 수준이며 소비 전력도 낮아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분석한다. 비록 LCD TV 등과 비교하면 폭이 두꺼워 공간을 더 차지하지만 집이 넓은 미국이나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일본 업계, 내수 시장 잇따라 진출=주요 업체 중 일본 국내시장에 먼저 제품을 출시한 세이코엡손은 ‘리빙스테이션’이란 제품을 PC제품과 같이 인터넷 및 전화, 팩스 등의 수주 생산 방식으로 지난 5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엡손으로서는 업무용 프로젝터 출시 이래 본격적인 가전시장 진출인 셈인데 ‘1인치당 1만엔’ 전략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의 가격은 47인치·57인치가 각각 46만엔·56만엔에 불과하다.

올 연말부터 제품을 출시하는 산요전기는 ‘마이크로디바이스플랫디스플레이’란 이름으로 55인치제품을 투입한다. 측면의 폭이 40㎝로 PDP TV와 비교하면 조금 크지만 명실상부한 평판TV 제품군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도 북미에서 먼저 판매 개시한 프로젝션TV의 내수 판매를 연내 개시한다. 62인치부터 투입할 예정인데 “핵심영상부품의 성능이 크게 향상돼 화질에 민감한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프로젝션TV, 뜨는 이유는=일본 업계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해외시장에 리어프로젝션TV를 판매했으나 그다지 높은 판매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당시는 영상장치가 소형 브라운관이어서 확대표시할 경우 화질 수준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 사들이 LCD를 사용한 신형 부품을 개발하면서 화질이 크게 개선됐다. 미쓰비시가 미국에 판매하는 제품에는 ‘LCOS’라는 고성능 부품이 장착됐다. 이 부품은 하이비전 영상을 표시할 경우에도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일본빅터(JVC)나 소니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성능 부품을 채용하고 있다. JVC는 ‘D-ILA’라는 핵심부품을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 소니도 고정밀 하이비전 규격에 맞는 LCD를 리어프로젝션TV에 장착했다.

업체들로서는 1000억엔대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평판TV용 패널에 비해 프로젝션TV용 부품은 수십억엔에 양산이 가능하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투자 대비 이익’에서 프로젝션TV가 짭짤하다는 것이다.

평판TV 시장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동안 PDP인가, LCD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일본시장에 제3의 평판TV인 ‘리어프로젝션’이 등장함에 따라 3파전 양상으로 시장이 전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