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메가트렌드 워크숍]IT로 새로워지는 대한민국의 미래

사진; 21일 춘천 두산리조트에서 개막된 ‘21세기 한국메가트렌드: IT기반 미래국가발전전략’ 전체 워크숍. 이행사는 22일까지 계속된다.

 IT의 발전으로 인한 구체적인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포착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이주헌)은 21∼22일 이틀간 춘천 두산리조트에서 ‘21세기 한국메가트렌드: IT기반 미래국가발전전략’ 전체 워크숍을 개최하고 사회, 공공, 문화, 경제 등 4개 영역에 걸쳐 IT를 매개로 학문 간 벽을 뛰어넘는 다양한 미래 전략을 활발히 논의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시작된 ‘21세기 한국메가트렌드: IT의 사회문화적 영향 연구’ 사업의 연장으로, 기초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된 1차 년도 연구를 토대로 IT 중심적 시각으로 심화 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중간 점검의 자리이다.

 2단계의 주요 연구 영역은 ‘IT와 새로운 사회질서의 형성’(사회), ‘IT와 공공거버넌스의 새로운 패러다임’(공공), ‘IT로 인한 미디어와 일상공간의 변화’(문화), ‘IT혁명과 국가경쟁력’(경제) 등 총 4개이며, 각 영역별로 8개씩 총 32개의 세부 과제가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첫째 날인 21일에는 △정보사회와 개인 △일상공간과 문화 △민족과 국가관계 인력의 기업경쟁력을 주제로 4개의 세션에 대한 중간연구결과 발표와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22일 둘째 날에는 4개 영역을 각각 이끄는 기획총괄위원들의 사회로 △민주주의와 디지털 거버넌스 △디지털기술과 생활문화 △국가시스템과 정부혁신 △세계화 시대의 기술경쟁력을 주제로 집중적인 토론과 향후 연구 진행 방향이 제시될 예정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이번 워크숍에서 수렴된 견해를 바탕으로 보완 연구 작업을 진행, 2005년 2월 중순경 최종 심포지엄에 이어 2월 말경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공개된 현재까지의 중간 연구 결과를 기획 총괄 위원별로 요약, 소개한다.

 <공공 영역>

◇IT와 공공거버넌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IT의 발달은 다양한 부분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차세대 전자정부의 전략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는 전자 정부에서 전자 거버넌스로의 전환이다. 전자정부 기반구축에서 가치창조, 유연성, 네트워킹의 디지털 지배 구조(Digital Governance)의 형성으로 전자정부 사업의 중심축 이동해야 한다.

 두번째는 지식정부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지식창출기반 조성, 지식의 효과적인 생산, 유통을 위한 지식관리, 디지털 지식기반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지식정부 형성해야 한다. 아울러 행정정보화는 지식정부창출의 1단계였다면 전자정부는 행정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2단계 지식정부 창출이고 유비쿼터스 정부는 제3단계 지식정부 창출해야 한다.

 세번째는 유비쿼터스정부를 실현해야 한다. 유비쿼터스란 물리적 공간에 흩어져 있는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들을 인터넷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 정부는 지식과 정보를 전방위적으로 조직하고 누구나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체계를 향상시키고 경제적 부를 재창출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정부를 의미한다. 유비쿼터스 정부는 단순한 IT 기반의 네트워크를 넘어서 행위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창출해야 한다.

 부처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전자정부의 핵심 과제였다면 부처간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각 부처의 전면적인 업무혁신을 도모하는게 유비쿼터스 정부의 중심적 과제가 될 것이다. 또 단순한 대민서비스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정부를 넘어서 대민 서비스를 정부의 업무와 지식정보네트워크로 전환시켜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제 유비쿼터스 정부를 통한 정부의 업무와 대민서비스를 네트워크화 함으로써 정부혁신과 정부재창조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화 영역>

◇IT로 인한 미디어와 일상공간의 변화-최양수(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IT의 발달은 20세기를 지배했던 단선적, 평면적 매스미디어를 중층적 미디어 구조로 바꾸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과 규제도 다층적 체계로 변화해야하며 미디어에 따라 차별적 정책을 입안하는 비대칭적 규제도 필요하다. 정치적 관점에서 IT의 발전은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가능케 하면서 민주주의를 강화시켰지만 위로부터의 통제나 감시에 영향을 받기 쉬워진다는 점 때문에 민주주의를 위협하기도 한다.

 경제·산업적 차원에서 볼 때 전통적 공업화사회에서 탈공업화된 지식정보사회로의 전환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을 의미한다. 경제활동의 강조점이 물질적 생산 활동에서 지식의 생산과 분배·활용으로 이동하고 핵심적 기반기술은 공업기술에서 정보통신기술(ICT)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디지털화·브로드밴드화가 미디어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 요인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갈등과 조화의 문제를 대두시키며 특히 미디어 공생(Media Symbiosis)의 개념은 IT로 인한 미디어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매우 유용한 개념이 된다.

 IT는 일상공간의 변화에도 작용한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이르러 구술 및 문자로 구분된 언어의 물리적 근본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본격적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으로 유비쿼터스 환경도 도래했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시공간적 제약의 극복 △연결대상의 제약 극복 △네트워크 용량 확대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라는 네가지 목표를 지향하며 발전할 것이다.

 IT의 발달은 물리적 거리를 압축하고 이동수요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사회적 거리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이동수요를 창출하는 공간의 재편과 해체를 가져오고 있다. 향후 이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IT로 인한 미디어와 일상공간의 변화를 가늠하고 발전적인 제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경제 영역>

◇IT와 국가경쟁력-이지순(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IT혁명은 한국경제를 근본부터 변혁시키고 있다. 가장 먼저 인력의 혁신이 두드러진다. 취학전 교육, 학교 안·밖의 교육, 취업교육, 평생 교육 등 인적 자본과 관련한 전 영역에서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다만 ‘평준화’ ‘둔재화’를 지향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IT혁명으로 대변되는 치열한 국제경쟁의 시대적 요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우려되는 점이다.

 IT혁명은 또 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T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기술 투자의 획기적인 증가가 아직까지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공헌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IT혁명이 진척돼 기업의 내부 시스템, 기업과 기업간의 관계,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 등을 변화시키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성 혁명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IT혁명은 기술의 혁신도 몰아올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고, 그 결과 범용기술의 국제적 보급 및 전파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고등교육, R&D 시스템, 학·산·관 협력과 조정 등 기술과 정보를 생산·활용하는 기술개발 전 과정에서의 일대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IT혁명은 두 가지 방향에서 산업의 혁신도 가져올 것이다. 우선 농림·어업 등 1차 산업은 물론 제조업과 서비스의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또 기존에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신산업을 출현시킬 것이다.

 또하나의 바람은 국정 혁신이다. IT혁명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크기, 정부의 구성, 정부의 역할, 정부의 업무집행방식 등 행정의 전 측면에서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인력, 기업, 기술, 산업, 행정 등 제반 측면에서의 IT 혁신은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경제는 현재 봉착해 있는 ‘마의 1만 달러’ 장벽을 뚫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사회영역>

◇IT와 새로운 사회질서의 형성-김문조(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인류는 자연적 환경, 사회적 환경, 기술적 환경이라는 세가지 상이한 환경하에서 생존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전개과정을 지식 형태와 연관시켜 보면 고대 사회에는 ‘신화학’, 중세사회에는 ‘신학’, 르네상스 이후부터의 근대사회에는 ‘인문학’, 그리고 기술발달이 촉진된 현대사회에는 ‘기술학’이 주류적 지식으로 군림해왔다고 할 수 있다.

 ‘기술학’이 사회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대두된 것은 과학지식이 생산 활동에 목적적·체계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과학기술혁명’ 이후로 오늘날 사회질서의 재편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보혁명’ 역시 과학과 기술이 과학기술이라는 복합체를 형성하게 된 ‘과학기술혁명’의 일환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술의 사회적 맥락을 중시하는 기술사회론적 관점하에서 IT의 사회적 효과와 IT의 사회적 형성과정을 규명하고 그 정책적 함의와 대응전략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생산영역에 국한된 ‘전산화’ 효과 이후에 출현하는 IT의 사회적 파장을 구조·제도·문화·인간의 4가지 측면으로 나눠 분석해 보면 네트워크(연결망)사회, 유연사회, 사이버 사회, 자아지향적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네트워크사회(구조)’의 특징은 크게 △접촉성에서 접속성으로 △거점 중심사회에서 연결 중심사회로 △정주적 공간에서 흐름의 공간으로 △사회적 유동성이 증가하는 액상사회의 도래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유연사회(제도)’는 상호작용 밀도의 증가로 인한 제도간 경계의 약화와 사회적 이질성·복합성 증가로, ‘사이버사회(문화)’는 구성성·조작성이 중시되는 디자인 사회와 초현실성이 강조되는 체험사회로, ‘자아지향적사회’는 자신의 전기를 스스로 설계해야하는 개인화 추세의 확산과 분배의 시대에서 자아 정체성의 시대로 각각 요약된다.

 이들 4가지 차원의 사회를 망라한 전체 사회의 변화상을 ‘혼종사회(Hybrid Society)’라는 개념으로 총괄한 후 심층적 분석을 통해 사회환경·사회조직·사회관계·사회심리 등 제반 국면에서 예견되는 기술사회적 조화를 탐구해 본다.

정리=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