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대표 김근범)가 IT경기 불황 속에서 올 3분기에 전년동기는 물론 전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고도 남모를 속앓이를 거듭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텃밭인 국내 매출 증가량은 이에 못미치고 있는데다 고가 서버의 판매 비율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와이드의 3분기 서버 판매량은 2500대 이상으로 전분기보다 150대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해외 수출 물량은 1400대 수준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실적으로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억원 이상 늘어난 75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니와이드가 이처럼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앓는 것은 바로 ‘실익’ 때문이다.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면서 해외 실적과 국내 실적 비중이 60대 40으로 역전됐다. 이같은 수치는 해외에서 유니와이드 서버가 호평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국내 영업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유니와이드 측의 솔직한 심정이다. 해외 수출은 장기적으로 유니와이드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에는 서버 운송비, 관세 등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많아 수익률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또 3분기 서버 판매 물량은 늘었지만, 경기 불황에 따라 고객사들이 저가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속앓이 요인이다.
유니와이드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토종 서버 제조업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매출을 분석해 보면 국내업체인지 외국업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전임 사장의 대 정부 로비문제가 2년 이상 끌어오면서 회사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사건 이후 김근범 대표체제가 출범하면서 투명경영에 앞장서고 있지만, 사건의 여파로 최대 시장인 공공 프로젝트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니와이드는 국내 시장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금하 마케팅팀장은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슈퍼컴퓨터 전시회에 AMD, 레이티온 부스에 자체 개발한 차세대 블레이드 및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을 전시하는 등 해외 성공사례를 통해 국내 영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서 “특히 국내 유력 솔루션 벤더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레퍼런스 사례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