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는 사람이 있을까? 반대의 경우는? 우리가 흔히 빠질 수 있는 옳다, 그르다의 논란은 사실은 따지고 보면 절대적이지 않다. 정도의 차이와 시간의 문제에 따라 그 진위가 달라질 따름이다.
이런 사실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남에 대한 비판에 신중해 진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 시도하는 사람의 기본은 `애정`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필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국발 e스포츠 이벤트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2000년 챌린지를 시작으로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한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가 처음으로 그 본선 무대를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치렀다. 개인적으로 밀린 일거리가 산적해 현장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으나 웹사이트와 언론을 통해 비쳐지는 물리적인 모습은 분명 지난해와 비교해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샌프란시스코라는 지역이 가져다 주는 이국성과 e스포츠의 조합은 색다른 무대 이미지를 가져다 주었다. 주최측인 삼성전자도 첫 번째 해외 나들이를 맞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그러나 그 화려한 무대 뒤의 모습은 e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넘어서 아픔으로 다가왔으리라. 선수들을 위한 연습장은 아예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 경기 시간은 수시로 바뀌었고, 누가 경기에 나서고, 누가 승리했는지, 심지어 경기에 나선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수 백 대의 PC와 수 백 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경기를 치르는 모습은 홍보 영상으로서는 멋진 장면을 연출할 좋은 소재였겠으나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3분 이상의 흥미거리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 결승과 주요 경기의 중계가 있기는 했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터라 불어터진 라면을 먹는 느낌이었다.
지난 수 년간 WCG는 전 세계에 e스포츠를 전파한 메신저의 역할을 나서서 해왔다. 거대 미국의 주요 도시에 한국 기업의 깃발이 휘날리는 장면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WCG의 주요 인력들이 기대하듯 전세계에 e스포츠가 붐을 이루는 날이 온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이버 올림픽이 만들어 질 지 모른다.
지금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WCG가 e스포츠 이벤트라면, 분명 그 안에는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분명한 e스포츠의 감동과 스토리가 흘러 넘쳐야 할 것이다.
<게임케스터 nouncer@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