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스쿠터가 새로운 ‘탈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대신 스쿠터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림자동차 전략팀의 박희 과장은 “고유가 때문에 자동차를 끌고 다니기 부담스러워 대안으로 스쿠터가 떠오르고 있다”며 “유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10∼20% 정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림자동차는 현재 월 5500대(내수 4000대) 정도의 스쿠터를 판매하고 있다.
스쿠터는 오토바이와 유사하지만 무단변속이어서 조작이 편리하고 다리를 가즈런히 모아 탈 수 있어 승차감이 편한 것이 특징.
주로 배달용으로 사용되던 스쿠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연비가 뛰어나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데다 클래식 스쿠터 등 디자인이 빼어난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스쿠터는 100cc의 경우, 연비가 1ℓ당 45~50km에 달한다. 박 팀장은 “회사 직원들중 400∼500명이 편도 10∼15km 정도의 거리를 스쿠터로 출퇴근하는데 한 달 기름값이 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며 “1년이 채 안 돼 스쿠터 값을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인기를 끄는 모델은 100cc 이상의 중대형 스쿠터. 근거리 배달에 주로 사용되는 50cc에 비해 40만~50만원 정도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덩치가 크기 때문에 안정감이 뛰어나고 남들이 보기에 폼(?)도 나기 때문이다.
실제 혼다의 100cc 스쿠터 ‘비트’는 국산과 비슷한 수준인 169만원에 나와 지난해 750대가 팔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950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국산 제품으로는 효성의 ‘베테랑’ ‘로맨스100’, 대림자동차의 ‘델피노’ ‘CT100’ 등이 나와 있는데 가격은 145만~165만원대.
200cc를 넘는 대형 스쿠터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아 지난 6월 대림이 출시한 최초의 국산 250cc급 스쿠터 ‘프리윙’은 385만원이란 가격에도 불구하고 발매하자마자 600대나 예약이 밀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50cc 제품 중에는 대림자동차의 ‘메시지’ ‘메이저’ ‘코디’, 효성의 ‘프리마’ ‘센스’ ‘로맨스’ ‘슈퍼캡’ 등이 있고 가격대는 110만~159만원대.
대학가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은 복고풍의 클래식 스쿠터. 크롬으로 도금한 헤드라이트와 넓은 핸들 등이 보기에도 앙증맞아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클래식 스쿠터는 한국 업체인 HSRC의 ‘로망스’와 일본 야마하의 ‘비노’가 대표적이며 중국산 모델도 공급되고 있다. 로망스는 50cc와 100cc 두가지 모델이 있는데 ‘로마의 휴일’에 등장했던 이탈리아산 스쿠터 ‘베스파’와 닮았는데 가격은 50cc와 100cc급이 각각 159만원과 177만원.
비노는 가격이 199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헬멧이 들어가는 시트 밑 수납공간과 편리한 급유구 등 때문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중국산 모델은 대부분 카피 제품이어서 디자인이 그럴듯하면서도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저렴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우선 스쿠터를 몰기 위해서는 50~124cc는 원동기 면허, 125cc 이상은 2종 소형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125cc 미만의 원동기 면허는 1종이나 2종 보통 면허로 대체할 수 있다.
따라서 운전면허증만 가지고 있다면 별도의 면허를 받지 않아도 바로 스쿠터를 몰 수 있다. 만일 무면허로 운행하다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을 물어야될 뿐 아니라 사고가 났을 경우, 상대방에 과실이 있어도 제대로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운행에 앞서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또 50cc 미만일 경우는 번호판이 필요 없고 차량등록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도 없지만 그 이상의 스쿠터는 번호판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책임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종합보험에도 들 수 있는데 보험료는 연간 10만원 미만이다. 내년부터는 책임 보험 외에 대물보험에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보험사에서는 오토바이나 스쿠터는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 주로 대인 대물보험만 받아주고 자차 자손보험은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면허 취득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을 위해 운행에 앞서 반드시 헬멧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며 안전운행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운행하다 단속을 받게 되면 3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안전운행을 위해 대림자동차 등의 제조업체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