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 창업 아이템 1위가 모바일 게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적은 자본과 인원으로 창업할 수 있고 또 짧은 시간에 매출이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사는 500개 이상이라는 말이 있고 계속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수적으로만 봤을 때는 국내에 가장 많은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IT산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 어떻게 보면 산업이라는 말을 붙이기조차 부끄러운 구조는 아닌가 의문이 든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이 지금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기존업체의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가는데 반해 신생업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단적으로 산업 구조가 신생업체의 진입은 쉬운 반면 크게 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쟁을 통해 재편돼야 할 산업 구조가 독점적 유통채널의 한계 상황에 가로 막히는 기이한 구조가 돼 버렸다.
기존 업체들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가장 절망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잘하면 저렇게 클 수 있다는 샘플 케이스가 존재하지 않기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 보니 막연히 빨리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보고 신생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앞으로 과연 몇백 개의 업체가 이 좁은 모바일 게임 바닥에서 다 같이 먹고 살자고 애를 쓰게 될까.
내년에 어떤 업체에서, 그리고 몇 개나 되는 업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창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지금의 창업은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존 업체의 노하우를 가지고 몇 명이 다시 독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문제다. 이는 전반적으로 업계와 업체의 경쟁력을 점점 더 약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이제라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더 많은 정보가 공개돼 막연한 환상을 갖고 업계에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기업을 줄여야 한다.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건전한 구조로 재편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시기이다.
정부, 콘컨텐츠 개발사, 이동통신사 모두가 힘을 기울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개발사를 한국에서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대형 킬러 콘텐츠를 탄생시켜 시장을 더욱 키운다면 이는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 아닌가.
이제 1000개 모바일 게임사 난립이라는, 어떻게 보면 자원 낭비로 귀결될지도 모를 사태를 방지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모바일 업계의 희망을 만들어 내야할 때이다.
<게임빌 송병준 사장 bjsong@gamev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