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동입출금기(CD/ATM)에 금융IC 카드(스마트카드) 삽입시 발생하는 칩 손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공식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내달 중순께 파손 원인 규명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통용되는 스마트카드 및 ATM 기기의 성능 규격에 대한 금융권의 합의가 도출될 전망이다.
24일 은행 및 금융결제원, 스마트카드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ATM의 스마트카드 인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칩 손상 문제의 원인 파악을 위해 현재 금결원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ATM과 카드를 대상으로 성능 테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TM에 스마트카드 삽입시 발생하는 칩 손상 문제는 지난해 국내 모 은행이 시범적으로 발행한 카드에서 발생, 최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IC카드 관련 은행간 실무팀 회의에서 공식 제기된 것으로 칩 손상 원인을 놓고 ATM과 카드 제조사, 발급 은행 등은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본지 9월 10일 1면 참조>
이미 지난 11일부터 40일의 일정으로 시작된 테스트는 노틸러스효성·LG엔시스·청호컴넷·FKM 등 4개사의 ATM과 AMS·ICK·JDC·KBC·KDN 등 5개 카드 제조사의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 테스트는 ‘국제표준화기구(ISO) 10373’ 규격 표준에 따라 각 사의 카드 420장 씩을 적용, 카드에 8뉴톤(N)의 압력을 전면과 후면에 각각 50회씩 가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또 각 ATM기기를 대상으로 1000회 씩 교차 삽입, 판독(리딩)하는 방식도 병행된다.
금결원은 이번 테스트 결과를 다음달 시중은행에 공지할 예정이어서 ATM과 카드 업계에 적잖은 기술적·경제적·심리적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결원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가 곧 단일한 시장 규격의 성립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시장 수요자인 은행의 판단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칩 손상과 관련해 카드 제조 업계는 현재 마그네틱 카드에 최적화된 ATM의 카드 인식 모듈에 의한 마찰로 카드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ATM 업계에선 제조된 카드가 칩을 보호할 수 있도록 내성을 갖춰야 한다며 카드 제조상의 결함이 원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 스마트카드 전문가는 “우리보다 다소 앞서 금융IC 카드를 도입한 일본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 카드 성능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테스트 결과가 향후 도입되는 금융IC카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