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노텔네트웍스의 통신장비 합작사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김쌍수 LG전자 부회장과 이달 중순 서울을 찾은 노텔네트웍스의 윌리엄 오웬스 회장이 극비리에 회동, 두 회사가 이른 기간 내에 통신장비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고 이를 위해 상호 최대한 협조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양사는 지난 5월, 합작법인을 설립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인력부문, 제품부문, 합작비율 등에 대한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양측 CEO의 만남으로 LG전자와 노텔네트웍스 간 통신장비 합작사 설립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과 윌리엄 오웬스 회장이 지난 15일께 만나 조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양 CEO는 이른 기간내 통신장비 합작사 설립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실무진을 통해 세부사항을 논의토록 했다”고 말했다.
노텔의 한 인사도 “윌리엄 오웬스 CEO가 15일 오전 정통부 장관을 면담하기 전 LG전자의 CEO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눴는 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새로운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자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CDMA·WCDMA 부문의 국내 시스템사업은 물론 해외사업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텔의 세계적인 마케팅 능력과 영업부문의 강점을 활용하면 알카텔·지멘스·루슨트 등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와 합작을 검토중인 노텔 역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이동통신 부문을 보완하고, 나아가 일본과 중국·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CEO가 극비리에 만나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고 큰 그림에 대해 합의를 했다면 조만간 실무자간 협의를 통해 합작사 설립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면서도 “하지만 기간통신 등 중복되는 사업부분과 지분 문제, CEO 선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적지 않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