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통시장 전운고조

삼성전자·LG전자가 대형 직영매장인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를 추가로 개설하거나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가전 전문매장과 결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국내영업본부(사장 이현봉)는 9월 말 현재 전국에 구축한 235개소의 리빙프라자를 내년 말까지 최대 20개에서 30여개를 추가로 개설, 국내 유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새로 개설될 리빙프라자는 주로 신도시 중심의 신규 상권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 격인 디지털프라자에 대해서도 추가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판매와 AS, 소비자 편의시설 등을 모은 이른바 복합화 전략에 대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판단,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건전지, 조명기기, 가전 소모품, 학습기기 등 중소기업제품군을 추가로 확보해 특화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대리점과 직영점 혁신전략에 따라 매장 내방고객이 30% 가량 증가, 지난 3분기까지 국내에서 6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대비 10% 가량 상승한 성적표다.

 LG전자 한국마케팅부문(부사장 송주익)도 9월 말 현재 165개의 하이프라자를 개설한 데 이어 상권별로 추가 설립을 준비중이다. LG전자는 여기에 일반 대리점 850여개를 합쳐 국내 영업부문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현재 1050여개에 이르는 유통점으로 국내 유통망 장악이 가능하지만 삼성전자, 하이마트 등 경쟁사의 동향을 살펴가며 대리점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도 유통망 전략은 내달 중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백색가전 부문에서 1조5030억원, 디스플레이 미디어 부문에서 1조403억원, 정보통신부문에서 1조232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총 3조7755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특히 주력상품인 디스플레이 및 미디어 사업부문과 휴대폰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매장인 하이마트(대표 선종구)도 현재 230여개의 매장에 대해 상권조정작업과 사업장 확장을 통해 가전 종합매장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마트는 최대 유통망을 250여개로 판단하고 추가로 늘리는 것보다 현재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상권 확보나 규모경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가전제품의 경우 단일제품에 대한 홍보보다는 여러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전문매장이 소비자로부터 각광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보고, 국내 가전업체 제품은 물론 외산 가전제품과 중소기업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AS망을 강화해 가전업체의 직영점 공략에 맞설 예정이다. 하이마트의 연간 매출은 1조8000억원 가량이다.

 가전업체들이 국내 경기 침체에도 불구, 직영점 수를 늘리려는 것은 전문매장의 성장을 방관하다가 아예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마케팅의 경우 전문매장의 가격 인하 정책이 궁극적으로 가전업체의 입지를 흔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유통망 확충이라는 정공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