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30여 년 경험했던 경영·관리 노하우를 접목시켜 오성엘에스티를 새로운 강소(强小)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김종기(59세) 前 삼성SDI 부사장은 지난 9월 1일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오성엘에스티 신임사장으로 부임했다. 회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야 할 때라는 창업주인 윤순광 대표의 의지와 권유에 못 이겨서다.
김종기 신임 사장은 “사실 중소기업 사장직을 권유 받았을 때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주위 사람들이 중소기업을 맡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받고 이를 받아 들였다”고 설명했다. 김종기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삼성전자 상무, 삼성SDI 전무 및 부사장, 말레이시아 법인장을 지냈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경우 3200여 명이 근무하는 삼성SDI의 최대 공장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오성엘에스티에 들어와 보니 매우 탄탄한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성엘에스티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우선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자망 관리(SCM)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과는 다르게 중소기업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중이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생산 라인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아내고 있다. “이건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지적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못하도록 조용히, 그리고 몸소 실천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오성엘에스티는 LCD 모듈 공정 중 LCD 모듈을 테스트하는 LCD인라인시스템 분야에서는 국내에 5세대를, 대만에 6세대 장비를 납품할 정도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외에도 PDP격벽 건조로, LCD유리판과 필름 부착시에 사용하는 오토크레이브 등을 개발한 디스플레이 전문 장비업체”라고 강조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427억 원을 기록하고 올해 73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사장은 “내년은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충남 아산에 8100여평의 부지에 공장을 새로 증설하고 마케팅, 연구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오성엘에스티 같은 중소기업도 협력업체를 육성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러한 건전한 생태사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기업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