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니가타를 강타한 지진으로 반도체·전자부품 분야 등의 일본 IT기업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지진은 최대 가속도가 1750갈(gal:지진에 의한 순간적인 지반 흔들림의 정도)로 지난 95년 한신대지진 당시의 818갈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서 이 지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전자부품업체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여진이 첫 지진 발생 이후 지금까지 250여회 이어지는 등 향후 1주일 이내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이 40%에 달해 관련 업계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마쓰시타전기산업·산요 등은 지진 발생 즉시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종업원들을 대피시켰으며, 다른 업체들도 조업을 중단한 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피해 상황=산요전기의 반도체 주력 생산거점인 니가타산요전자는 조업을 중단하고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종업원 수만 1500명에 달하는 대형 공장인데 주로 가전용 LSI를 생산하고 있다. 산요 측은 여진이 완전히 멈추기 전까지는 생산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라인을 당분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을 위해 공장내 전기를 끊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의 국내 주력 반도체 공장 가운데 하나인 아라이공장은 여진이 계속되면서 종업원 300명을 대피시키고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또 유선전화 자회사인 파나소닉커뮤니케이션스의 니가타공장도 정전사태로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공장에선 디지털복합기, 비즈니스용 팩시밀리를 생산하고 있다.
알프스전기의 하드디스크저장장치(HDD)용 자기헤드칩 주력 생산거점인 나가오카공장은 “공장 내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며 피해 규모 파악도 힘들다”고 밝혔다. 조업 재개에 대해선 한치 앞도 예측할 수가 없어 당분간 생산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VTR용 자기헤드 분야 1위업체인 싱코전기는 공장내에 설치된 중량 1∼1.5톤인 가공기계가 지진으로 움직이면서 정밀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정밀도 확인 작업에만 1주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신에츠화학공업·쓰미토코금속공업 등의 공장에서도 작업을 중단하고 피해 상황을 집계중이다.
◇영향=조업 중단과 향후 일정의 불확실성 등으로 전반적인 IT업계 피해 확산이 예상된다. 우선 철도, 도로 등 교통망이 완전 차단돼 물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피해를 본 전자부품 공장 대부분은 정확도를 요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점검 작업 이후에나 생산 재개가 가능하다. 이 경우 전자부품의 품귀 현상이나 가격 상승도 점쳐진다.
니가타현 인근에 있는 야마가타, 후쿠시마 등지의 다른 공장들도 향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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