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이 결국 2.3㎓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의 획득 대신 두루넷 인수에 전념키로 결정함으로써 와이브로 사업권 향방과 통신업계 구조조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 두루넷 인수, WCDMA 투자 등 차세대 통신·방송 융합환경 구도를 저울질해온 LG그룹이 불확실한 와이브로 대신 두루넷을 선택, KT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의 유선 인프라 환경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표명, 통신3강과 관련해 의미 있는 일로 풀이됐다.
◇왜 이렇게 결정했나=무엇보다 ‘자금’ 압박이 컸다. 데이콤은 △두루넷 인수자금 약 4000억 원 △한전에 지급해야 하는 파워콤 인수대금 미지급금 4095억원 △와이브로 출연금 약 1200억원 △와이브로 시설투자비 최소 약 4000억원 등 현안 해결을 위해 최소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의 명확한 조달 계획을 세워야 했다. LG그룹의 투자 여력에 비해 투자 규모가 너무 컸다. 사업권 신청 한 달 정도를 앞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가 왔으며 위험도가 큰 신규 사업권보다는 가능성 있는 현실을 택했다.
데이콤 이용화 상무는 “와이브로 추진 주체와 관련 지주회사를 통한 자금조달 방법도 쉽지 않았다”고 말해 그룹 내 투자 및 사업추진 의견 조율이 결국 실패했음을 시사했다.
◇두루넷 인수가 구세주?=데이콤으로선 가입자 19만명, 점유율 1.6%의 미미한 수준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가 시급했다. 2008년 광대역통합망(BcN), 인터넷전화(VoIP), 홈네트워크 등 완전IP기반(All-IP) 통신환경이 완성되면 유선 인프라 확보 여부는 생존과도 직결된다.
박영신 상무는 “와이브로 사업권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와이브로에는 우회 참여하고 TPS 등 컨버전스 사업에 투자 우선순위를 높이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두루넷 인수에 ‘올인’함에 따라 만일 두루넷 인수에 실패할 경우 회사 존립은 물론 LG 통신사업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것으로 관측됐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