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구전마케팅`확산

가전업체 사이에 ‘구전(口傳)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구전 마케팅은 소비자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마케팅. 특정 가전제품에 대해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연령별, 계층별, 지역별 소비자의 칭찬릴레이를 통해서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기법이다. 언론 홍보, 광고 효과로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심은 뒤 이로 인해 축적된 고객 인지도를 실제품 구매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사이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상반기 모 가전업체가 주부 2000명을 대상으로 ‘제품구매 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조사한 결과 ‘주위권유’가 57.7% 로 가장 높게 나타나 구전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이쯤 되고 보니 업체들이 ‘입소문’에 대해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할 결과다.

 국내 가전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고객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온·오프라인을 통해 체험수기를 게재해 ‘입소문’의 위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방식. 그 대상은 주부에서 대학생, 고등학생, 직장인 등 모든 소비자들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언론을 통해 하우젠 은나노 드럼세탁기 ‘체험수기 공모전’을 실시했다. 공모전에는 무려 6000여 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은나노 입자가 빨래에 침투해 세탁하는 효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 이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하우젠 세탁기는 3분기 동안 2분기 대비 5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공기 청정기 전문업체인 청풍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주부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이다. 청풍의 홈페이지(http://www.chungpung.com)의 사용후기 게시판에 빼곡히 올라와 있는 소비자 후기는 새로운 구매자들에게 청풍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주는 계기가 됐다. 이 회사 제품인 ‘청풍무구’는 아줌마닷컴에서 2004년 입소문브랜드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업체는 최근 아예 신문 광고 문구를 ‘소문을 믿으세요’라고 바꿨다.

 카시오 전자사전을 수입하고 있는 행남통상은 ‘틴즈어댑터’를 구성하고 자사 제품 품평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틴즈어댑터’는 10대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구전마케팅 집단으로 제품의 장단점 토론 및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해 주고 이들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지난 달 서울여대에 ‘북카페 룰루존(LooLoo Zone)’을 개관해 비데를 설치했다. 비데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체험을 통한 입소문도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입소문을 통해 마케팅전략은 광고를 통해 익숙해진 고객에게 제품을 사용해 봄으로써 자발적인 사용자로 바꾸는 전략”이라며 “실제 사용고객의 제품의 편익과 신뢰에 대한 증언은 잠재고객의 중요한 구매판단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