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

 “국내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삼성·LG 등 대기업의 확고한 부품·소재 개발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백약이 무효합니다.”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48·사진)은 국내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 대기업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소장은 세계 톱10 부품·소재기업 리스트에는 삼성전기가 국내 업체로 유일하게 6위에 올랐을 뿐, 나머지는 모두 일본기업이며 오늘날 일본을 부품·소재 강국으로 만든 것은 정부 정책이 아닌 대기업과 중소 전문업체간 협력체계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특히 내년에 한·일 FTA 체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이 첨단 부품·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는 차원을 넘어 또 한번의 ‘기술적 한·일 합방’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LG전자의 KKK프로젝트나 삼성전기의 윈윈(Win-Win) 프로젝트처럼 수급펀드 및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 전문업체가 협업(공동)지원 형태로 핵심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사업이 앞으로 더욱 확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 대기업에도 업체가 공동 개발한 부품·소재라 할지라도 2∼3년 정도 기간이 지나면 다른 경쟁 대기업에도 납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끝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부품·소재 기술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현재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낙후된 책임의 상당부분이 대기업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라며 향후 부품·소재 개발에 대한 대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촉구했다.

 지난 2001년에 출범한 부품소재통합연구단(단장 김기협 http://www.icon.or.kr)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자부품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내 19개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각종 자원(인력·장비·정보)을 공동 활용해 국내 중소 부품·소재기업에 종합적인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통합 컨소시엄이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