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ERP시장 구원투수로 등장

건설업계가 침체에 빠진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절감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ERP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견·중소 건설업계는 정치권의 비자금 사건 등으로 경영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는데다, 정보화 구축에 정부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어 ERP 구축에 적극적이다.

ERP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매출 300억원 이상의 일반 건설업체 2000여곳과 종업원 30명 이상의 전문 건설업체 500여곳 등 총 2500여개 중견·중소 건설업체가 향후 2∼3년내에 ERP를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도급순위 500위 건설업체중 ERP를 구축한 곳은 100여곳에 불과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이 ERP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RP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ERP 도입에 소극적였던 건설업체들이 체계적인 대비책 마련을 위해 ERP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정부가 ERP 활용도를 세무 정책에 반영키로 하는 등 외부적인 요인도 건설업계의 ERP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 전문 ERP업체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9월말 현재 50여개의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이 ERP를 구축,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확장형 건설 ERP업체인 창해소프트(대표 이민남 http://www.css.co.kr)의 경우, 지난 3분기에만 한라주택·효자건설·신한종합건설·태양전업공사 등 10여개 건설업체에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4분기에는 15개 중견·중소 건설업체와 총 30억원 규모의 ERP 구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림I&S·한화S&C·산업정보기술·한국비즈텍 등 건설분야에 치중하는 ERP업체들도 동양고속건설 등 중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창해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ERP 시장이 형성됐지만, 올해부터는 중견업체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중소 건설업체들도 ERP 도입을 서두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림원소프트랩, 소프트파워 등 국내 주요 ERP업체들도 그동안 건설 분야를 틈새 시장 정도로 여겼지만,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업체간 시장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