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도 외국인 경영권 위협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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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영권을 둘러싼 소버린-SK 재대결 구도로 외국인에 의한 국내 기업의 경영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IT기업들도 외국인 지분이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권 방어의 의미를 가지는 최대주주 지분(특수관계인 지분 포함)이 외국인 지분보다 낮은 IT기업이 10개사로 늘어나는 등 IT업종에서도 외국인의 경영간섭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최근 12월 결산상장사 485개를 대상으로 최대주주 지분과 외국인 지분을 비교한 결과(외국인 최대주주회사 25개사는 제외)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보다 많은 IT기업은 삼성전자, KT, SK텔레콤, 삼성SDI 등 총 10개사에 이른다. 특히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보다 더 많은 기업이 지난해 6개사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LG전자, 엔씨소프트 등 4개사가 새롭게 가세하면서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이들 기업의 투자가치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외국인들의 대거 매수로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추세가 단순한 차익을 노리는 것보다는 경영참여, 경영권 간섭 수준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많아 지나친 외인 지분 확대는 경영권 행사에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T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외인 지분이 10월 26일 현재 55.24%로 최대주주인 이건희회장 24.35%의 두배를 넘고 있다. 최근들어 지속된 외국인의 매도세로 인해 외인 지분율은 지난해 57.3%보다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T의 경우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지분이 29%인데 반해 외국인 지분은 48.98%에 이르며 SK텔레콤, 대덕GDS, 삼성전기 역시 외국인 지분이 적게는 2%에서 많게는 9%까지 최대주주보다 많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는 지난해 말 기준 47.02%이던 외국인 지분이 올해 49%로 높아졌으며 대덕GDS도 20.83%에서 10%P 이상 높아진 30.45%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LG전자, LG화학 등 LG계열 2개사와 엔씨소프트, 현대모비스 등 4개 업체가 외국인 지분이 더 높은 종목으로 올들어 새롭게 편입했다는 점. LG전자와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지분이 각각 32.62%와 29.67%으로 최대주주 지분보다 4∼5%씩 더 낮았으나 올들어 달라졌다. 외국인 지분이 10%P가까이 늘어난 40.99%, 38.38%를 기록하면서 지분율이 다시 외국인이 4∼5%씩 더 많은 구조로 역전됐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말 31.11%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이 올해 45.03%로 늘어나 최대주주인 김택진 사장이 보유한 34.08%보다 10%이상 많아졌다. 

  SK증권 전우종 센터장은 “외인의 지분확대는 국내 기업의 매력도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외국인의 성향상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이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도 많아 경영안정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