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여성 임원 3人 `나의 일, 나의 성공기`

“도전이 있어 삶이 즐겁습니다!”

장연아(42) 삼성 SDS 상무, 박남희(42)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 이사, 설금희(43) LG CNS 상무에게는 공통점이 몆가지 있다. 우선 샐러리맨의 꿈이라는 ‘별’(이사)을 올해 달았다. 또 모두가 40대 초반이다. 그리고 도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닮았다.이들은 도전이 오면 결코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여기며 이를 즐긴다.

△시련이 있어 강해졌다= ‘고난은 최고의 학교’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 모두 이사가 되기까지 눈물 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눈물만 흘리지 않았다. 시련은 ‘가장된 축복’임을 믿고 자신을 믿으며 끝까지 일에 정진하는 열정을 보였다.

장 상무는 2001년부터 2년간 근무했던 미 전력회사(PSEG)에서의 ‘좌절’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소수민족인데다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부하들은 그를 도무지 상사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남몰래 수차례 눈물을 훔치며 장상무는 사람을 다스린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감했다.

박 이사는 90년대 근무했던 한국HP에서의 호된 시련을 지금도 기억한다. 지침도 주지 않은 상사는 번번이 “일처리를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몰아 세웠다. 박 이사의 누선이 그때마다 붉어졌음은 물론이다.

이후로도 그 상사한테 같은 방법으로 매번 당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박 이사는 이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더욱 강해졌다.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부딪히라”고 권하는 것은 이때의 경험이 약이 됐기 때문이다.

83년 LG전자 전산실에 입사, 이후 20여년을 LG사람으로 살아온 설 상무도 97년 LG전자의 ERP구축 프로젝트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린 기억이 있다. “일을 그 따위로 밖에 하지 못하느냐”는 핀잔은 예사였다. “결과로 보여주리라”고 이를 악물었던 설 상무는 결국 “시스템이 훌륭히 구축됐다”는 찬사를 얻어내고야 말았다.

△일이 있어 즐겁다= 정열적으로 일하기를 즐기는 이들 3인은 앞으로 수년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10여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지난 9월 한국에 들어온 장 상무는 삼성SDS를 오는 2010년까지 글로벌톱10 IT서비스 업체로 도약시키고자 한다. 한국 IT서비스 분야가 미국보다 3∼5년정도 뒤떨어져 있다고 진단한 그는 “이제 한국에서도 세계 톱10에 드는 IT 서비스 업체가 나올 때가 됐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 이사는 ‘닷넷’ 전도사이다. 닷넷은 IT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마이크포소프트가 심혈을 기울여 보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박 이사는 세계 개발자 만족도중 하위권에 처져 있는 한국의 상황을 중·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선 공을 들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17여만명에 이르는 국내 전문 개발자들 중 25%를 닷넷 진영으로 유도하기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설 상무는 LG CNS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최고의 직장으로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 자신이 LG CNS의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이 LG CNS를 떠나고 싶지 않아 안달이 나도록 만들겠다”며 단기 목표를 설명하는 그의 눈빛는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잊을 수 없는 책=어릴 때부터 위인전 읽기를 즐긴 장 상무는 힘들 때마다 “모든 나의 꿈은 실현된다. 만일 우리가 이를 추구할 용기만 있다면”이라고 말했던 월트 디즈니를 떠올린다.

박 이사는 조프리 무어가 쓴 ‘첨단기술의 캐즘현상 극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란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소비자의 구매 심리학적 유형에 따라 시장을 5단계 세부 시장으로 나눈 부분에 특히 공감하며 교훈을 얻었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습관3)와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습관5)도 두고 두고 새기면서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설 상무는 래리 보시디 등이 쓴 ‘실행에 집중하라’는 책이 인상적이었다. 1등과 2등의 차이는 결국 실행력이며 가장 큰 경쟁력도 실행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절감했다.

△여성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여자라는 것을 생각하지 말라는 장 상무는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공의 정의를 명확이 내리고 그 정의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자기 계발과 함께 노력을 해야한다”고 코치했다.

IT업계 여성도 기술과 비즈니스를 모두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박 이사는 “업계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을 주문했다. 설 상무는 “우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남과 차별화 하는데 역점을 두라”고 당부했다. 열심히, 성실히 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그는 “남과 다른 자신만의 무기를 갖출 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