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제2의 플로리다

 미국의 ‘플로리다’는 휴양·관광의 대명사다. 월트디즈니가 만든 디즈닐랜드와 케네디 우주센터가 상징적이다. ‘플로리다’라는 말은 ‘가득한 꽃’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플로라(flora)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주의 꽃은 오렌지이고, 마이애미나 팜비치 등의 오렌지나 포도생산량이 미국 2위인 캘리포니아보다 많은 1위의 주다. 매년 7∼8월에는 허리케인 불어닥쳐 자연의 위력을 과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남부 제일의 부자동네로도 꼽힌다. 물론 쿠바난민 이주 급증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던 4년 전 미국 대선 이후 플로리다는 더는 ‘꽃같은 주’가 아닌 것 같다. 뭔가 잘못되고 의혹에 찬 선거가 치러졌다는 증거가 나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승복하면서 뭔가 이상한 선거가 봉합됐기 때문이다.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는 이미 ‘어리석은 백인’이란 저서를 통해 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권력이 비정상적으로 얻어진 것이라며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외신은 오는 11월 2일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대해 4년 전과 같은 사태가 또 다시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뉴스를 보내기 시작하고 있다.

 조지 W 부시와 존 케리 후보에게 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지이자 승리의 관건이라 할 오하이오주에서도 이 같은 사태가 우려된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오하이오’란 인디언 말의 의미는 ‘강이 있어서 아름다운 땅’이라고 한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오하이오의 주도인 콜럼버스의 반경 500마일 이내에 살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미국인이 살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을 배출한 오하이오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를 불을 밝힌 도시 클리블랜드가 있다.

 오하이오는 ‘신과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를 주의 모토로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모토 역시 ‘우리는 신을 믿는다’다.

 신을 믿고 존경하는 두 개의 아름다운 도시가 대통령 선거전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오염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제과학부장 이재구@전자신문,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