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북아 3국 IT육성전략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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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 3국이 IT산업을 국가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육성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낸 가운데 바이오 및 신약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분야가 겹쳐 향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노무라연구소 다카다 노부아키 사회산업정책연구실장은 지난 2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폐막한 ‘IT산업 전망 콘퍼런스’에서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5월 시장규모를 현 207조엔에서 2010년까지 324조엔(IT 비중은 GDP의 30%)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신산업 창조전략’을 소개했다.

 중국IT사업발전연구원(CCID) 왕펑 부원장도 중국이 추격(follow up)전략에서 추월(lead)전략으로 바꿔 IT산업을 집중 육성해 2020년 IT분야에서만 4조1300만위안(GDP의 12% 비중)을 차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IT839 전략은 통해 2012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약 5000억달러의 총생산을 이뤄내, GDP비중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일본, 신산업창조전략=일본은 ‘신산업창조전략’을 통해 7대 전략분야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미래 발전을 지원하는 전략분야로 연료전지, 정보가전, 로봇, 콘텐츠 4개 분야를 선정했으며 인프라 확산형 신산업분야로는 건강복지기기·서비스, 환경에너지 기기·서비스, 비즈니스지원서비스(광고·조사정보·물품임대 등) 등 3개 분야를 꼽았다.

 특히 연료전지, 정보가전, 로봇, 콘텐츠 등은 세계 정상의 기술수준에 올라와 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1, 2차 부품소재 업체를 바탕으로 일본 경제의 선순환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가가 드라이브하기보다는 민간 수요에 의한 자율적 성장 메커니즘을 중심에 두고 대학 벤처 창업을 적극 유도해 소규모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다카다 노부아키 사회산업정책연구실장은 “일본의 육성정책은 산업과 서비스를 고루 포함했으며 광범위한 산업연계효과를 노려 2010년에는 7개 분야에서만 297조엔의 생산효과와 27조엔의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IT산업 발전전략=IT산업은 이미 중국의 가장 중요한 지주산업이다. 지난해 1421억위안의 IT 수출을 달성, 중국 전체 수출액의 33%를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중국은 국무원과 정보산업부, 과학기술부, 국가광전총국 등이 나서 반도체, 소프트웨어, 온라인게임, 홈네트워크, 자동차전자, 통신네트워크, 디지털TV 등 7개 분야에 대한 육성 계획을 수립했다.

 중국의 IT시장은 이미 기본적인 규모를 갖췄으며 전통산업과의 결합을 시도중이다. 자동차전자, 의료전자 등 융합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왕펑 부원장은 “중국은 향후 2008년까지 반도체, 전자, 소프트웨어 등 전분야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며 “2020년에는 2000년에 비해 IT 규모가 3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모든 분야 경쟁 불가피=한국이 선정한 8대 신규 서비스나 9대 성장동력은 거의 중국, 일본과 겹친다. 기술, 가격, 서비스 등에서 비교 우위가 없으면 수출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고령화와 환경오염, 에너지 고갈 등에 따른 수요 변화를 반영한 서비스 중심의 산업 육성 전략을 다수 포함했다. 한국의 IT839전략이나 신성장동력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한국에, 한국은 중국에 지적재산권 보호 및 기술유출 방지대책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은 8대 신규 서비스나 9대 성장동력 대상 선정에서 보듯, 완제품 및 대규모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육성을 추진하는 반면 일본과 중국은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일부 품목에 역량을 집중했다. 부품소재 분야를 육성대상이 아니라 인프라로 보는 게 한국과 다르다.

 한국디지털정책학회 노규성 회장은 “국가 신성장동력사업이나 IT839 전략이 중소·벤처기업에 보다 효과가 있도록 정책 방향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