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사회 도래와 대응전략]제2회 유비쿼터스 컴퓨팅 심포지엄

정통부가 주최하고 본사와 유비쿼터스IT코리아 등이 주관한 ‘제2회 국제 유비쿼터스 컴퓨팅 심포지엄’의 이날 특별 좌담회가 열렸다. 주제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도래와 대응전략’. 이날 좌담회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이용경 KT 사장,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 등 우리나라 IT분야 정부·연구기관·기업·대학을 이끄는 4인이 한 자리에 했다. 여기에 일본 경제의 핵심 브레인으로 일컬어지는 노무라총합연구소의 무라카미 데루이스 이사장도 참석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유비쿼터스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5명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유비쿼터스 방향성과 고민을 요지별로 지상중계한다.

"네트워킹 범위 모든 사물에 확대" "동북아를 세계 IT허브로 육성"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정보통신분야에서 유비쿼터스가 커다란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아직 생소하게 느끼는 실정이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유비쿼터스는 컴퓨팅 기능이 모든 사물에 내장된 사회를 일컫는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앞으로 개인의 삶과 기업에 보탬이 되며 나아가 국가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한 u코리아로 발전할 것이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사회의 미래 모습에 대해 무라카미 데루야스 노무라총합연구소 이사장의 의견은 어떤가.

◇무라카미 이사장=우리들은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를 기억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은 커뮤니케이션 혁명이었다. 그러나 이는 PC 앞에 있어야만 가능한 혁명이다. 1999년 NTT도코모가 아이모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Non PC’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커뮤티케이션 환경은 P2P(Person To Person)에서 O2P(Object To Person), O2O(Object To Object)로 나아간다. 에어콘, 냉장고 등 모든 기기들이 다 연결된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추진의 산업경제적 필요성은 어떤가.

◇이용경 KT 사장=무라카미 이사장이 말씀하신대로 기존 PC 위주의 네트워킹에서 사물과 사물간 네트워킹 시대가 도래한다. 모든 사물에 센서가 부착되고 여기에 컴퓨팅과 네트워킹 능력이 내장된다. 따라서 유통되는 정보량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앞으로 RFID, 홈네트워킹, IT서비스 등이 네트워킹되면 현재 통신량보다 100배 정도가 많아질 것이다. 여기에 컴퓨팅 파워가 커지면 필요량은 더 늘어난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사회에 대한 미래상과 필요성에 대해 살펴봤다. 그러면 해외의 유비쿼터스 추진 동향을 짚어보자.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유비쿼터스의 해외 동향에는 아무래도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언급되야한다. 이 중 일본은 무라카미 이사장의 설명을 듣기로 하고 미국과 유럽을 살펴보겠다.

유비쿼터스도 원조는 컴퓨터인데, 미국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분야에서 주도권을 장악해왔다. 2004년 부시 정부는 유비쿼터스 예산에 18억7000만 달러를 투입했고 HP·IBM·MS·MIT·버클리대학 등 미국 기업과 대학들이 호응하고 있다. 인간과 컴퓨터간 인터페이스(HCI)와 표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페타급에 달하는 고성능컴퓨팅과 페타급 네트워크 연구도 한창이다.

유럽은 지난 2001년에 시작한 정보화사회기술계획(IST)을 중심으로 ‘사라지는 컴퓨팅 계획(Disappearing Computing Initiative)’을 추진 중이다. 16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유럽 유비쿼터스 전략의 특징은 인간 생활 개선에 주력한다는 점이다.

◇임주환=일본의 유비쿼터스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무라가미 이사장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본부장을 맡고 있는 ‘IT전략 본부’의 평가전문조사회의 위원이며 총무성의 ‘u재팬 정책간담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무라카미=일본이 IT전략을 구축한 것은 2001년 e재팬 전략이 최초다. 이때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브로드밴드화가 급진전되는 상황에 대응키 위한 전략이었다. 이를 2003년 e재팬Ⅱ로 변경했으며 여기엔 두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우선 기존 인프라 구축을 중심에 두었던 전략이 인프라 활용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e재팬Ⅱ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차세대 전략으로 내세운 점이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은 단순히 정보기술을 도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본은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이며 유비쿼터스는 이러한 노동·고용·교통 등 사회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는 ‘사회 환경의 이노베이션’이다. 이것이 u재팬이 바라보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이다.

◇임주환=u재팬 전략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유비쿼터스 사회인 u코리아로 진입키 위해 IT839전략을 정보통신부가 의욕적으로 수립·추진하고 있다.

◇진대제=839를 합치면 20인데, 민간과 정부가 함께 20가지 일을 추진해 2010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추진하려는 것이 IT839전략이다. 특히 IT를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지금 1만2000달러정도이며 이중 IT산업이 견인하는 부분이 1500달러 정도다. IT부분의 기여도를 앞으로 5000달러까지 늘려내고 나머지 전통적인 산업도 IT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도록 추진해야한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추진을 위해 해야할 세부과제는 무엇인가. 먼저 이용경 사장께서 기업의 입장에서 유비쿼터스 추진을 위한 투자전략 구상을 설명해달라.

◇이용경=투자의 주체는 역시 기업이다. 유비쿼터스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킹된다는 개념이란 측면에서 보면 유·무선 통합과 정보의 전달 체계 등이 중요하며 이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즉, 회선 위주의 네트워크가 아닌 IP기반 커넥션이 이뤄야하고 광섬유를 일반 가정에까지 깔기 위한 투자가 있어야한다.

KT그룹은 201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해 유비쿼터스 기반 만들기에 앞장 설 계획이다. 또한 이런 인프라 이외에 유비쿼터스 사회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에 제조업체의 투자도 필요하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사회 구현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 및 활용교육은 어떤가.

◇박찬모=문제는 인재의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복합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질높은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이론과 실제가 겸비된 교육, 연구와 교육간 연계, 학제간 교육, 창의적·미래지향적 교육 등이 필요하다.

또한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분야가 중요하다. 최근에 동서대학이 유비쿼터스 지정대학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대학들에게 좋은 모델케이스가 될 것이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모든 국민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한다. 결국 초등학교때부터 유비쿼터스 교육이 이뤄져야하며 성인들에게도 평생교육 차원에서 교육이 제공되야한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사회의 역기능과 이에 대한 방지대책도 고려해야한다.

◇무라카미=일본의 경우 u재팬정책간담회에서 네거티브 이슈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컴퓨터 바이러스, 고객정보 유출, 스팸메일 등 10개 분야에서 각 10개씩 총 100가지 과제를 도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이 과제들의 개별적 해결뿐만 아니라 사회시스템 전체적·포괄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컴퓨터 바이러스 문제의 경우 흔히 금융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식의 피해자측에 관심이 모이기 쉽다. 그러나 공격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피해자와 공격자간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 일본에선 이런 관점에서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임주환=장관께선 최근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에 있어 ‘함께하는 디지털사회’를 여러번 언급했다. 정통부의 이에 대한 정책방향은 무엇인가.

◇진대제=u코리아 추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국민 누구나 첨단 IT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함께하는 디지털 세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 중이다. 우선 아직 초고속망이 보급되지 않은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2007년까지 100% 구축을 완료하겠다. 노인, 장애인 등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500만명이 존재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해 5년내 이를 극복하겠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도 정보 격차가 존재한다. 대기업은 ERP 등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중소기업에는 IT렌탈(ASP)방식으로 개별기업의 경영환경에 맞는 정보화를 촉진해 나갈 계획이며 2008년까지 100만개 중소기업으로 ASP를 확산할 계획이다.

◇임주환=유비쿼터스 컴퓨팅 추진에 국제 협력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무라카미=브로드밴드와 모바일은 한국과 일본이 세계적으로 앞서있다. 선도 국가로서 민간과 학계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해야한다. 유비쿼터스는 기본적으로 민간이 중심이 돼 추진해야하지만 상호접속성, 상호운용성 등의 확립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

◇임주환=장관께선 유비쿼터스 컴퓨팅 추진을 위해 한·중·일 중심의 동북하 IT협력 강화 방안을 주장해왔다.

◇진대제=한국과 중국, 일본은 정보통신분야에서 생산과 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지난해 한·중·일 IT장관회의에서 협력을 논의했으며 올해 일본 삿포로에서 다시 모여 RFID 코드 표준화 등에서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제 한·중·일 장관회의가 아니라 동아시아 정보통신기술(ICT) 정상회담으로 격상시킨다. 일본은 핵심기술분야, 중국은 IT생산기지로서 각각 강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소프트웨어 등 IT의 산업화가 강해, 3국의 특·장점을 합치면 동북아를 전세계 IT 허브로 키워갈 수 있다.

*유비쿼터스에 대한 미묘한 관점 차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미묘한 차이를 아시나요’

진대제 정통부 장관, 무라카미 데루야스 노무라총합연구소 이사장, 이용경 KT 사장, 임주환 ETRI 원장,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 등 유비쿼터스 특별대담에 참여한 5인은 기술에 다들 일가견이 있는 말그대로 ‘베테랑’이다. 차세대 IT 패러다임으로 일컬어지는 ‘유비쿼터스’에도 물론 전문가다. 그러나 그들이 지칭하는 ‘유비쿼터스’간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

차이의 한 가운데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컴퓨팅가 있다.

무라카미 이사장은 시종일관 ‘유비쿼터스네트워크’란 단어를 놓지 않았다. 사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란 말은 무라카미 이사장 자신이 창조한 키워드다. 무라카미 이사장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개념을 접한후 이를 네트워크에 접목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설명한다.

이용경 사장의 유비쿼터스도 유사했다. 이 사장은 “유비쿼터스를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킹된다는 차원으로 보자면 유·무선 통합과 정보 전달 체계가 중요하다”며 BcN과 광섬유망을 예로 들었다. KT 사장다운 견해다. 그러나 무라카미 이사장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핵심기기로 휴대폰을 주로 거론하는데 비해 이 사장은 줄곧 인프라에 초점을 맞췄다.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에 보다 충실한 태도를 보였다. 박 총장은 HCI와 표준 개발에 주력하는 미국의 사례나 ‘사라지는 컴퓨팅’을 추진하는 EU를 해외 사례로 소개했다. ‘사라지는 컴퓨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상 사물에 각종 센서 등을 내장시켜 정보 인공물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즉, 정보 인공물 상호간의 지능적이고 자율적인 감지와 무선통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

진대제 장관은 둘의 개념을 조화시켜 ‘유비쿼터스’란 단어를 사용하는 관점을 유지했다. 유비쿼터스의 개념을 “결국 컴퓨팅 기능이 모든 사물에 내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IT839를 주로 소개하며 인프라의 중요성을 내비쳤다. 국내에선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모두 새로운 IT패러다임을 선점하자는 측면에서 지향점이 같아 진 장관으로선 중용의 태도를 취한 것으로 이해된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1999년 일본의 노무라총합연구소가 처음 사용했다. 노무라연구소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P2P(Person To Person), P2O(Person To Object), O2O(Object To Object)로 나누고 O2O 단계에서 비로소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도래한다고 설명한다. 즉, 휴대용 기기나 가전제품 등 여러 종류의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언제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반 기술 또는 환경을 의미하는 셈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제록스의 마크와이저가 1988년 연구논문에서 처음으로 개념을 소개했다. 모든 사물에 초소형 컴퓨터칩을 내장해 사물 자체가 지능화·네트워킹화되는 환경을 지칭한다. 눈에 띠지않는 ‘칩이 내장돼 네트워킹화된 사물’들이 인간이 의식도 못하는 사이에 서로 의사소통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다.

*이모저모

 ○무라카미 데루야스 노무라총합연구소 이사장은 ‘제2회 국제 유비쿼터스 컴퓨팅 심포지엄’에 대해 “아시아에서 세계를 향해 유비쿼터스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패러다임으로 확산되는 이때 매우 시의적절하게 열린 국제회의”라며 극찬해 눈길. 무라카미 이사장은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일본,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싱가폴,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책담당자들이 참가해 새 ICT 패러다임을 생각케 했다”고 덧붙였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TV대담 내내 어려운 IT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씸리스(Seamless)’ ‘IT839’ ‘유비쿼터스’ 등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단어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달아주기도 했다.

○진 장관은 IT 중소벤처기업 문제가 나오자 “국내에 300만개 중소기업이 있는데 이는 300만가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기존의 법인세 감면 등 대책이 있었지만 (각각의 문제에)딱딱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고 소견을 뚜렷하게 피력. 진 장관은 “IT 중소벤처기업이 2만개 정도 있는대 이를 100가지 분야로 미세하게 나눠서 하나하나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용경 KT 사장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규제보다 조성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 이 사장은 “규제 정책과 조성 정책을 조화시켜야 하는데, 특히 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 정책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기술 개발이나 투자는 역시 기업의 몫이라며 “KT그룹은 201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런 인프라 외에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제조업체의 투자도 필요하다”고 역설해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