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빅3, IT아웃소싱 안방 지킨다

국내 시스템통합(SI) 분야의 ‘빅 3’인 삼성SDS, LG CNS, SK C&C가 비 관계사의 IT아웃소싱 수요 개척에 적극 나서 다국적 컴퓨팅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이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이들 SI업체는 올해 들어 전략적으로 IT아웃소싱 시장에 접근했고, 미약하나마 소기의 성과를 올려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금융권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본격 IT아웃소싱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업체들은 ‘실제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SI IT아웃소싱, 절반의 성공=삼성SDS·LG CNS·SK C&C 등 국내 선발 SI 3사는 모두 올초 비슷한 시기 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외부 IT아웃소싱 사업을 추진하는 전담팀을 결성했다. 일단 삼성과 LG의 경우 각각 자산이나 인력을 포함한 토털 아웃소싱 형태는 아니지만,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부문을 1∼3년 정도 위탁관리해 주는 형태의 아웃소싱 실적을 올려 미약하나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인)는 올해 들어 연간 300억원 규모의 위니아만도(10년)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비롯해 KT&G(3년), 보루네오(10년), 국립암센터(1년) 등의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주고는 10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S 측은 “IT 아웃소싱을 원하는 기업들이 자산 및 인력 인수까지 희망하지는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토털 아웃소싱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내년에 수주고 기준 1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 CNS(대표 정병철)는 한양대의료원을 비롯해 한국마사회(3년), 관세청, EBS 수능방송 등 900억원 규모의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양대의료원의 경우 인프라에 대한 관리만으로 그간 12개 업체가 처리하던 업무를 LG CNS에 위탁한 경우로 1년 단위로 재계약을 추진하게 된다. 내년도 LG의 목표는 수주고 기준 1500억원 정도다.

 SK C&C(대표 윤석경)는 상위 2개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인프라 및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IT 아웃소싱 시장에서는 증권금융(3년) 단 한곳의 프로젝트만을 수주, 기대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인프라솔루션팀에서 전문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금융권 재해복구 부문에서 동양화재(3년), ING생명보험(1년), 매쿼리증권(3년) 등을 수주했다. SK C&C 측은 올해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했지만 전략적으로 사업을 집중할 계획이다.

 ◇외국계 금융권 향배 주목=“우리가 전담팀을 만들면서 나설 때는 수백억원 수주의 프로젝트가 목표는 아니다. 적어도 3∼5년간의 장기계약과 건당 1000억∼3000억원 규모의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날이 올 것이다.” LG CNS 아웃소싱 관계자의 이런 포부처럼 SI업체들은 본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SI업체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금융권. 특히 외국계이거나 외국 계열의 대주주, 혹은 외국인이 CEO로 재직해 있는 기관이다.

 아웃소싱 진행 여부는 고용이나 구조조정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지만, SI 업체는 물론 한국IBM과 같은 외국 기업들은 내년부터 이들 금융권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는 P보험사를 비롯해 A, O사 등이 조만간 IT아웃소싱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특히 외국인 사장으로 바뀐 외환은행이나 시티은행과 합병한 한미은행 등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IBM의 관계자는 “연말경에 대형 재해복구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 중 금융 아웃소싱에 관한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중위권 SI 기업 중에서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재해복구(DR)처럼 특정 영역을 바탕으로 아웃소싱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의 향후 사업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