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콘솔게임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최근에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깅덤언더파이어:더쿠루세이더즈’나 ‘마그나카르타’ 등을 보면 우리나라의 콘솔게임 수준은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경지에 도달했다.
하지만 몇몇 업체가 고군분투하는 우리나라를 세가, 코나미가 버티고 있는 일본이나 일렉트로닉아츠(EA)의 미국과 직접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 의미 없는 일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콘솔게임은 5종. 앞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나올 콘솔게임도 6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미 출시됐거나 예정인 국산 콘솔게임들을 살펴본다.
국내에서 개발된 첫 콘솔게임은 조이캐스트가 플레이스테이션(PS) 1용으로 2002년 6월 내놓은 ‘매닉게임걸(MGG)’이었다. 이 게임은 완성도가 당시 일본의 콘솔 게임에 비해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게임 업체들이 모두 개발 환경이 용이한 PC패키지에만 매달려 있을 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만한 게임이다. 특히 비디오게임의 모든 요소를 담고 있는 실험작 성격이 강한 게임이어서 이후 국산 콘솔게임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등장한 PS2용 첫 게임은 ‘토막 지구를 지켜라’로 머리만 땅에 내려온 여신을 화분에 심고 키우는 게임으로 당시 유행했던 엽기 코드를 잘 살려 저예산으로 성공한 PC게임을 PS2용으로 이식한 것이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일본판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2003년 10월 세 번째로 등장한 ‘엑셀 임팩트’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게임이며 국산 최초의 PS2용 레이싱 게임. 척박한 환경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장르인 레이싱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게임은 한글 간판과 표지판이 등장하는 압구정 트랙이 등장, 게이머들에게 친근감을 줘 국산 콘솔게임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뛰어난 게임 시스템, 7000여 개의 폴리곤으로 만들어진 차량, 특정 부위가 충돌하면 차량에 흠집이 나는 등 사실적인 표현으로 게임성도 인정받았다.
# 수작 잇따라 등장
‘엑셀 임팩트’ 이후 콘솔게임에 매달렸던 상당수의 회사들이 중도하차, 국산 콘솔게임 시장에는 암흑기가 도래하는 듯 했으나 최근에 출시된 게임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얼어붙은 콘솔게임 시장에 불이 붙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X박스용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KUFC)’는 점수가 짜기로 유명한 게임 웹진인 게임스팟에서 평점 8.5를 받는 등 해외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아 국산 콘솔 게임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PS2용 ‘아쿠아키즈’는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만들어져 탄탄한 스토리를 제공,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창세기전으로 잘 알려진 소프트맥스가 내달 내놓을 예정인 ‘마그나카르타’도 일본의 최대 게임잡지인 패미통의 기대신작에서 6~7등을 오르내리고 있어 눈길. 10위 권내의 다른 게임들이 모두 편당 100만개 이상 팔리는 유명 프랜차이즈의 후속작이라는 점과 일본의 시장이 베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평가는 예상외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 기대작 연말 전후 쏟아져
‘KUFC’와 ‘마그나카르타’ 말고도 몇 개의 기대작이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안다미로는 PS2용 ‘펌피럼 더 익시드(Pump it up the Exceed)’를 11월 11일 내놓을 예정이다. 가요, 팝송, 남미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두루 포함되며 인터넷 랭킹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플레이 등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엽기적인 캐릭터로 아케이드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화제작 ‘컴온베이비 시리즈’도 연말에 PS2용 게임으로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시리즈 게임 2편이 합쳐진 통합 버전으로 각각 하와이와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여름 스포츠 챔피온전’, ‘겨울 스포츠 챔피온전’ 등으로 구성된다.
역시 연말에 나올 예정인 풀 3D 슈팅 게임 ‘사이버리아2’는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는 게임. 이 게임은 PS2는 물론 X박스, 아케이드, 드림캐스트 등의 멀티플랫폼으로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데 이미 일본에서 드림캐스트 버전과 아케이드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진공작소가 X박스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디지댄스’는 CMP게임그룹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잡지 ‘게임디벨로퍼’가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E3 출품작중 5개를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게임에 선정된 기대작. 단순한 화살표 맞추기식 댄스게임이 아니라 두명의 플레이어가 댄스동작을 입력, 춤 동작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따내는 댄스 게임으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내년 상반기 나올 예정인 ‘미스틱나이츠’는 국산 최초의 PS2 네트워크 게임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캡콤의 ‘바이오하자드’나 코나미의 ‘사일런트 힐’ 시리즈와 같은 호러 액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하고 있어 국산 콘솔게임의 장르 다변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콘솔게임의 수준은 평균은 넘는 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일년에 수십개의 타이틀을 쏟아 내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절대적인 양이 적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게임명 플랫폼 장르 발매(예정)일 개발사
매닉게임걸 PS1 어드벤처 2002년 6월 7일 조이캐스트
토막 지구를 지켜라 PS2 시뮬레이션 2003년 1월 23일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
액셀 임팩트 PS2 레이싱 2003년 10월 16일 액시스엔터테인먼트
아쿠아키즈 PS2 액션 2004년 9월 23일 시네픽스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 X박스 전략액션 2004년 10월 5일 판타그램
펌피럽 더 익시드 PS2 댄스시뮬레이션 2004년 11월 11일 안다미로
마그나카르타:진흥의 성흔 PS2 RPG 2004년 11월 소프트맥스
디지댄스 X박스 댄스 2004년 12월 이진공작
컴온베이비 1&2 PS2 3D코믹스포츠 2004년말 엑스포테이토
사이바리아2 멀티플랫폼 슈팅 2004년말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미스틱나이츠 PS2 3D액션어드벤처 2005년 상반기 엔로그소프트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