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는 게임제작 관련 기술 중에서도 프로그래밍 분야에 특화된 게임프로그래밍전공(이하 게임전공)을 설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휴학, 군입대 등을 제외한 전공의 순수취업률은 사실상 100%. 대구에서 유명한 현지 휴대폰 게임 업체인 폰노리도 게임전공 졸업생들이 만든 회사다. 특이한 점은 게임전공 졸업생의 30%정도는 게임 회사로 가지만 70%는 SI업체, 휴대폰 업체 등에 취직한다는 점. 이는 게임전공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진전문대가 처음부터 게임프로그래밍을 가르쳤던 것은 아니다. 이 학교는 99년 컴퓨터전공을 신설해 처음에는 프로그래밍은 물론 그래픽, 기획, 시나리오 등 게임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쳤다. 하지만 하지만 학생들이 모든 교과목을 소화해내기에는 부담이 많다고 판단, 2002년 프로그래밍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했으며 전공 명칭도 컴퓨터게임전공에서 게임프로그래밍전공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게임프로그래밍전공 팀장(학과장)인 허용석 교수는 “프로그래밍에 소질 있는 학생은 그래픽 분야의 소질이 부족하고 반대로 그래픽에 재능 있는 학생은 프로그래밍 분야에 약점을 보였다”며 “게임과 관련된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특정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진전문대의 게임전공은 3년제인데 1학년 때에는 C언어, 컴퓨터 기초 및 운용체계 기초에 대해 배운다. 또 2학년이 되면 게임 제작에 필요한 프로그래밍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3학년이 되면 프로젝트 위주로 수업을 받아 현업에서 필요한 감각을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게임전공에서 배우는 과목은 CC++·자료구조·알고리듬 등 게임엔진 제작 기술, Win32API·FC 등 게임 실행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작 기술, 다이렉트X·게임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처리와 이미지 데이터 조작 기술, 유닉스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밍 등 온라인 게임용 서버 프로그래밍 기술, 자바 등 모바일 탑재용 프로그래밍 기술이다.
영진전문대는 게임전공이 비록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배우지만 대신 프로젝트 과정에서 대학 내 컴퓨터애니메이션전공 학생들을 합류시켜 그래픽 부분의 지원받아 전반적인 게임제작과정에 대해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젝트 위주로 게임제작 자체에 비중을 두다보면 기본적인 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전공은 학생들이 기본 기술을 습득하는 데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수업 진행시 프로그래밍 기술을 먼저 교육하고 과제로 나가는 과제물을 학기말에 취합하면 단편 게임이나 실무에 사용할 수 있는 단편 프로젝트가 되도록 하고 있다.
게임전공의 교수진 6명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와 산업체 경력이 풍부한 전자공학 및 컴퓨터공학 전공자로 구성됐다. 특히 이들은 세부 프로그래밍 분야 즉 시스템 프로그래밍, 윈도 프로그래밍, 자바 프로그래밍, 다이렉트X 및 게임엔진 분야 등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소그룹 별로 개별 지도,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허 교수는 “게임 개발사에서는 게임제작 프로그래머로 게임을 전공한 학생보다는 컴퓨터공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학생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게임전공은 개발사가 요구하는 개발자로서의 경쟁력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교육 주안점은
▲수업할 때 기본 기술 공부에 많이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직장에 가면 따로 기본 기술을 익힐 기회가 없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공부 안 해 두면 후회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화된 교육의 성과는
▲프로그래밍 위주로 가르치다 보니 졸업생들이 타교 졸업생보다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며 현업에서도 프로그래머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폰노리라는 걸출한 업체도 배출했고 졸업생들이 각종 게임 관련 대회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뒀다.
―게임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욕만 앞선 나머지 단순한 게임 하나 만들기 위해 시간만 낭비하고 졸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학생들은 기본이 안돼 있기 때문에 면접에서 대부분 탈락하게 마련이다.
―게임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점은
▲반복되는 얘기지만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고 공부에는 투자를 안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공부에 투자를 많이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게임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근 국내에서도 게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정작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다른 분야의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게임분야에도 뛰어들어야 게임산업이 커질 것이다.
게임이라고 무조건 게임 배운 사람만 모여서 만들 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라던가 그래픽 전문가 등을 한군데로 모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