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최근 내부 조사한 사용자 1000명의 1인당 1일 평균 스팸 메일 수신량은 16.8통이다. 지난해 11월 29.1 통과 비교했을 때 크게 줄어든 수치일 뿐만 아니라 올들어 20통 이하로 감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시점이 다소 계절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게 정통부의 설명이지만 스팸 메일로 골머리를 앓는 사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자우편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는 스팸 메일이 점차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노력과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에 발맞춰 전개된 스팸 차단 솔루션 전문기업들의 노력이 있다.
◇24시간 스팸 메일 철통 감시=국내에는 약 10여 개의 스팸 차단 솔루션 전문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안티 스팸 솔루션과 보안 제품이 함께 공급된 사례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들 전문업체들은 자체 메일 계정을 발급·관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용 제품 또는 사용자 개인을 겨냥한 클라이언트용 제품 등을 고루 공급하고 있다. 대부분 유료로 제품을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스팸 차단을 위해 소프트웨어 무료 공급, 스팸 신고 시스템 운영 등 스팸 감소를 위한 다각적인 시도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시장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는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는 스팸 전문 연구팀인 안티스팸랩의 24시간 스팸 메일 모니터링과 강력한 스팸 신고 시스템을 가동해 99%의 차단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스팸 신고 시스템은 고객사들이 능동적이고 간편하게 스팸 메일을 실시간 제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최고 수량의 신종 스팸 메일 리스트가 신속하게 업데이트된다. 스팸 차단 방법을 잘 모르는 개인을 위해 청소년보호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한 무상 서비스도 지원해왔다.
올해 공공기관, 일반 기업 등으로 시장을 대폭 확대한 컴트루테크놀로지(대표 박노현)도 고객 사의 스팸 메일 현황을 분석, 효과적인 차단 정책을 수립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중앙 센터에서 정제된 프로그램 필터와 스팸 필터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진화하는 스팸, 진화하는 차단 솔루션=올해 스팸 차단 솔루션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진화하는 변종 스팸의 차단에도 주력했다. 스팸이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유무선 통신사업자와 ISP 등이 스팸으로부터 망을 보호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대된 것이다.
모비젠(대표 이명규)의 ‘크레디쉴드-IPX’는 내부 가입자망과 외부망 사이의 임의의 지점에 시스템을 설치, 스팸과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해준다. 이 제품은 스팸 메일로 인한 트래픽을 최대 30%까지 감소시켜 줘 SK텔레콤 등 대형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테라스테크놀로지(대표 어진선)와 디프소프트(대표 이승찬)도 기존 스팸 솔루션 외에도 각각 네트워크 기반의 스팸 차단 솔루션인 ‘트랜스패런트 게이트웨이’와 ‘메시징 파이어월’을 개발하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스팸과 바이러스 메일의 형태를 동시에 띠는 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안티 바이러스 업체들의 시장 참여도 활발해졌다.
지란지교소프트·컴트루테크놀로지·쓰리알소프트 등 기존 스팸 차단 전문기업들이 안티 바이러스 기능 또는 제품을 통합한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뒀고 안철수연구소는 올초 백신에 스팸 필터링 기능을 결합한 ‘안랩게이트스캔’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부 지원 등 힘입어 지속적 노력 전개=기업들의 신규 솔루션 출시와 대고객 서비스 강화와 함께 정부의 지원이 확대된 것도 스팸 솔루션 기업들의 왕성한 활동에 큰 힘이 됐다.
정통부는 스팸 차단 솔루션에 대한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의 인식 제고를 위해 전문기업들의 제품을 꼼꼼히 소개한 ‘스팸 메일 차단 솔루션 활용 가이드’를 제작, 1200여 개 기관 및 대학 등에 배포했다. 또 비용 부담으로 인해 도입을 망설이는 이용자들을 위해 솔루션 공급업체들의 ASP 서비스 보급 홍보에도 나섰다.
정통부의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 서버용 스팸 메일 솔루션의 도입 이후 스팸 감소 효과는 70∼90%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차단 솔루션을 도입할 때 메일 이용자가 250명 이상의 비교적 큰 규모의 메일 서버를 운용할 경우 패키지 솔루션을, 이용자 수가 그 이하일 때 저렴한 가격의 월 단위 임대서비스(ASP)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지란지교소프트 안티스팸랩 윤두식 부장은 "정부 차원의 노력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활동으로 안티 스팸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과 솔루션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또 최근에는 이미 도입을 마친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들이 ASP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솔루션을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종윤차장(팀장), 김유경기자, 조장은기자, 윤건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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