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부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중견 부품업체들이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 매출 1000억원 고지를 속속 점령할 전망이다. 이는 신규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은 성과로 전략적인 사업 전환의 중요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배는 기본, 최고 10배 성장=지난 2000년 최고의 기대주로 각광받던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2년간 지속되던 극도의 부진을 씻고 폭발적인 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이 회사는 2002년 226억원, 2003년 271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올해는 무려 6배 가량 성장한 1592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323억원의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양산업으로 홀대를 받던 PCB사업을 다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꾼 심텍(대표 전세호)은 올해 1543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2년과 2003년의 매출이 각각 643억원과 88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올해 폭발적인 카메라폰 시장의 성장으로 한성엘컴텍(대표 한완수)은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151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 동안 594억원과 679억원의 매출을 올려 완만한 성장을 보여왔다.
카메라모듈 전문업체인 선양디엔티(대표 양서일) 역시 카메라모듈 판매실적이 무려 15배 가량 비약적으로 성장한 데 힘입어 올해 1000억원 매출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작년 91억원의 매출에서 10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룹 차원의 유동성 문제로 인해 위기를 맞았던 새한에너테크(대표 심한보) 역시 올해 처음으로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고 수익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오는 3일 충주 공장 준공을 앞두고 2차전지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고속 성장의 열쇠는 신규 사업=이처럼 부진을 겪던 중견 부품업체가 올해 대폭 성장한 이유는 신규 사업에서 거둔 성공이다. 전망이 보이지 않는 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신규 사업에 투자한 결과다. 또 기존 사업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편 성과이기도 하다.
반도체 장비 시장의 정체로 3년 동안 최악의 실적을 내던 주성엔지니어링은 LCD 장비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LCD 제조의 핵심장비인 화학증착장치(CVD)를 개발한 바 있다.
선양디엔티 역시 반도체 장비 업체였지만 2002년부터 카메라모듈로 주력 제품을 선회,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작년 50억원에 불과하던 카메라모듈 매출이 올해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엘컴텍도 카메라모듈 등 휴대폰 관련 부품에 집중한 결과 올해 2배에 달하는 매출 신장을 이뤄내고 있다. 심텍은 PCB 신제품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다른 PCB 업체들이 2000년 이후 투자를 축소한 데 비해 이 회사는 오히려 PCB 분야에 집중 투자해 CSP기판, 3세대 단말용 빌드업 기판, 플래시메모리 MMC기판 등 히트 상품을 계속 내놓았다.
새한에너테크는 주로 2차전지 패키지 분야에 그쳤지만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셀 제조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특히 전체 매출의 70%를 수출로 이뤄내 의미가 더욱 크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턴어라운드`중견 장비·부품회사를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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