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전문가인 안철수 사장이 지난 1·25 인터넷 대란을 포함한 정보보호 사고 피해규모가 태풍 매미의 피해액인 4조원의 두배에 근접한다며 정보보호 사고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안 사장은 2일 안철수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안사고 피해, 태풍 매미보다 무섭다’라는 칼럼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고 정보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적절한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가적 보안사고 피해 규모 산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1·25대란 당시 우리나라의 PC가 전 세계에서 감염된 컴퓨터 수의 12%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세계 피해 규모의 12% 정도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2003년의 전세계 피해 규모 자료 중 악성코드에 의한 피해만을 계산한 보수적인 추정치인 550억 달러를 곱하면 피해규모는 66억 달러, 한화 7조8500억 원이라는 계산.
이는 지난해 발생한 태풍 매미의 피해액이 4조 원이었음을 생각하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한해에 태풍 매미 피해액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국내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최고이지만 사람들이 차를 무서워하지 않고 길을 걸을 때나 운전할 때 사고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보호 분야에서도 피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정보보호 불감증을 질타했다.
안 사장은 교통사고의 경우 국가적인 통계가 나와있지만 정보보호 분야는 피해 규모와 같은 기본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 결정을 하기 힘들고 그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가 전체의 보안사고 피해 규모를 산출하고 전산자원 당 사고규모에 대한 자료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이 전화선을 능가하는 국가 기간망이 된 만큼 인터넷의 개방성이 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수많은 역기능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갈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