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5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폰을 발표하자 많은 외신들이 이 사실을 본국에 타전했다. 정치·경제 뉴스가 아닌 기술적 이슈를 한국발로 보도하는 상황은 흔치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반도체도 아닌 휴대폰이다. 카메라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삼성전자 협력사인 렌즈전문 아사히 펜탁스가 삼성과 공동으로 500만화소 디카폰을 개발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노키아와 양강구도 “눈앞”=삼성휴대폰은 매출액 부문서 이미 지난해부터 세계 2위의 모토로라를 제쳤다. 대수 측면에서도 모토로라와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휴대폰은 지난 3분기 세계 휴대폰시장에 2270만대(13.54%)를 공급, 시장점유율에서 2330만대(13.9%)를 공급한 모토로라를 0.4% 차이로 바싹 따라붙었다. 올해는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초에는 매출액과 대수 측면에서 모토로라를 확실하게 제치고 노키아와 선두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휴대폰은 지난 3분기까지 모두 2270만대를 판매해 매출액 4조8230억원, 영업이익 635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에 비하면 매출은 24%, 판매 대수는 51%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00년부터 성장을 지속,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중인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는 4분기까지 8600만대를 판매, 연간 5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미 영업이익률서는 노키아·모토로라를 2배 가량 앞서 나가고 있다.
500만화소폰 기술력 “입증”=삼성의 500만화소폰은 휴대폰 기술 리더십과 삼성이라는 기업의 현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일부 부품기술에서는 일본에 뒤지기도 하지만 응용·제조기술서는 일본을 앞질러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휴대폰과 카메라·MP3플레이어·TV·위성DMB의 결합은 바야흐로 삼성휴대폰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이미 노키아나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9월 “카메라폰의 500만화소는 2007년께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은 이들 전망치보다 무려 3년이나 앞서 디지털카메라와 동등한 카메라폰을 내놓은 것이다. 경쟁업체로 꼽히는 노키아·모토로라 등 구미 선진업체들은 100만화소대에 불과하다. 일본도 아직은 300만화소다. 디지털카메라의 기술발전 추세와 동등하게 가고 있는 삼성과 여타업체들과의 격차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디자인서도 “앞섰다”=삼성휴대폰은 디자인과 기능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했다. 삼성은 지난 2000년 플립형을 선보인 후 2002년 듀얼폴더형과 케메라·폴더 회전형을 잇달아 내놓았다. 구미업계가 고집스럽게 한 모델에 집착하고 있는 사이 플립형과 폴더형 및 결합형을 내놓은 것이다. 2003년에는 슬라이드업형과 폴더 회전형까지 출시했다.
올해 들어서는 안테나를 휴대폰 안으로 집어넣은 인테나형, 캠코더 스타일 200만화소 카메라폰, 디지털카메라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한 300만화소폰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가로보기‘ 기능을 지원하는 ‘가로화면‘ 메가픽셀폰을 선보인데 이어 500만화소폰에서는 ‘스트레치(Stretch)‘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최초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컨버전스시대 “선도”=삼성휴대폰은 TV를 휴대폰 안으로 끌어들였다. MP3 플레이어와 카메라, 캠코더, 게임기, 무전기는 물론 뱅킹, MMS 기능까지 모조리 휴대폰에서 구현했다. 이들 기능과 PDA·PC를 구현한 스마트폰도 휴대폰의 연장선에서 내놓은 역작이다. 내년에는 위성DMB폰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휴대폰은 위성DMB·텔레매틱스(GPS)·원폰 등 새로운 첨단 기기들을 받아들이면서 컨버전스폰이라는 새 지평을 열어갈 전망이다.
수출 경쟁력 “제고”=삼성휴대폰은 한국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3.2%에 머물렀던 휴대폰 수출비중은 2003년 6.7%, 2004년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휴대폰은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의 65%(130억달러) 가량을 점하고 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밤·낮 따로 없는 삼성휴대폰연구소
삼성휴대폰 연구개발(R&D)의 본산인 정보통신연구소는 오늘도 밤과 낮이 따로 없다.
연구개발의 특성상 시공간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휴대폰 연구개발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각국의 연구소에서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의 연구원들이 부문별로 특화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는 2곳의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6개국 8개의 정보통신 특화연구소를 설립,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주로 국내에서는 총체적인 연구개발을, 해외 연구소에서는 각 국가별 우수 특화 기술 분야에 집중, 휴대폰 선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국내 수원 및 구미 정보통신 연구소에서는 휴대폰·네트워크시스템 전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연간 1억대의 휴대폰 생산을 바라보는 삼성전자의 전진기지인 셈이다.또 미국·영국·인도·중국·일본·러시아 등에도 현지 연구소를 설립, 선행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미국 달라스텔레커뮤니케이션랩(DTL : Dallas Telecommunications Lab)에서는 휴대폰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시스템 상위 설계와 표준화 연구를 진행중이다.
최초로 설립된 통신관련 해외 연구소는 지난 91년에 세워진 영국 연구소(SERI : Samsung Electronics Research Institute)이다.이곳에서는 휴대폰 핵심 소프트웨어와 표준화 부분을 연구를 수행중이다.인도(SISO : Samsung India Software Operations)에서는 휴대폰 UI 및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집중 연구중이며 중국 연구소(BST : Bejing Samsung Telecommunications R&D Center)는 단말 및 시스템 관련 중국 특화 기술을 개발중이다. 또 부품 기술이 발달한 일본(SYRI : Samsung Yokohama Research Institue)에서는 휴대폰 핵심 부품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RF 기술이 뛰어난 러시아(SRC : Samsung Research Center)에서는 이동통신 RF 및 IT 요소기술을 집중 연구중이다.
*美·러시아·이란 등 주요시장서 1위
’삼성휴대폰은 안방상품이 아니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거둔 삼성휴대폰의 성적은 놀랍다.세계각국에서 연일 1위 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무엇보다,기술 선진국인 미국 본토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삼성은 지난 10월까지 2300만대의 누적 판매 대수를 기록, 단일국가 사상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이대로라면 연말에는 미국시장에서만 2800만대를 판매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미국시장에 판매한 1200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미국시장서 삼성휴대폰의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시장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첨단 휴대폰의 최대 수요처라는 점에서 삼성휴대폰의 미국시장 점령은 큰 의미를 지닌다.
러시아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에 162만5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4.6%로 지난 97년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분기는 107만대(21.6%)를 판매해 112만대(22.6%)를 판매한 모토로라에 뒤진 상태였다. 프랑스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집계 가능한 지난 7월과 8월, 삼성은 21∼25.3%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올해에는 30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동구지역중 관심지역인 우크라이나에서 삼성휴대폰은 지난 상반기 1위를 차지했으며, 중동지역의 이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서도 근소하게 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함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중국서는 모토로라와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현지 점유율은 CDMA가 약 30%, GSM 평균 8∼9%로 노키아·모토로라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총 점유율도 10% 안밖으로 노키아·모토로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 9월 한달 동안에는 12.6%를 차지, 점차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내년 하반기에는 현지 시장서 2위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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