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보름 남짓 남겨둔 지난 1일 늦은 오후, 서울 도곡동 EBS 본사의 수능방송 녹화 스튜디오에 여느 때처럼 학교 수업을 마친 교사들이 하나 둘 등장한다. 다음날 방영될 EBS 인터넷 수능 강의를 녹화하기 위한 것.
현직 교사 출신이 강사진의 95%를 차지하기 때문에 녹화장은 학교 수업을 마친 이후부터 비로소 북적대기 시작한다. 수능이 임박한 요즘 스튜디오는 밤 12시까지 마무리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가 EBS인터넷 수능 사이트(http://www.ebsi.co.kr)를 타고 전국의 학생들에게 제공된 이후에도 제작진과 운영 요원들은 잠시도 한 눈 팔 틈이 없다.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외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운영 요원이 상주, 24시간 모니터링 및 장애 조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기본. 시스템 이중화 및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분산 등 끊임없이 시스템을 보완했다.
하루 24만명이 방문하고 17만편의 VOD가 다운로드되지만 현재까지 별탈 없이 운용되고 있는 것도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EBS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을 위한 노력도 남다르다. EBS 인터넷 수능 사이트 중 최근 부쩍 인기를 끄는 곳은 Q&A 코너다. 300명에 달하는 교사가 학생의 질문에 대해 늦어도 12시간 내에 일일이 답변을 해주는 이 서비스는 과목당 일일 최고 160∼170건의 질문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서울 EBS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인터넷을 매개로 전국에 제공된 것처럼 Q&A 교사를 활용해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학생과 교사간 열린 교실이 구현된 것이다.
이 덕분에 11월 1일 현재 118만명의 회원수는 여전히 매일 평균 1000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게시판에 중학생 과정을 신설해 달라는 중학생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최근 EBS 수능 방송 운영진은 EBS로 촉발된 e러닝에 대한 관심을 수능 이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를 고민중이다. 17일 수능 이후에도 EBS 인터넷 수능방송 운영팀은 예비 고등학교 3학년생을 위한 특강과 지방 순회 공개강의 실시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제작 및 운영을 진두지휘하는 배종대 EBS 뉴미디어국장은 “현재의 수능 방송이 완벽한 e러닝 모델은 아니지만 e러닝이라는 화두에 불을 붙였다는 점에서 선언적 의미가 크다”며 “내년에 EBS 인터넷 수능은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학력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VOD 화질을 대폭 개선하는 등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국장은 또 “수능 이후 웹 접속 증가에 대비해 기존 CDN 장비를 캐시 서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며 “향후 EBS 수능 사이트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하는 교육 포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