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PC, 스트리밍방식, 듀얼코어, 터미널방식 등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확대되면서 기존 저작권사들이 고수해 온 1PC 1라이선스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기술에 라이선스 정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SW저작권사는 물론 관련기관에서도 일관된 해석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사용자들은 저작권사에 신기술에 따른 합리적인 라이선스를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등장=저작권사들이 주장하는 1PC 1라이선스는 1대의 컴퓨터에는 1개의 CPU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서 만들어졌다. 문제는 1개의 CPU를 사용하는 컴퓨터의 사용자가 다른 기술을 적용해 다수가 이를 사용하거나 1대의 컴퓨터에 CPU가 두 개인 경우에 대해 기존 라이선스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최근 1대의 PC에 비디오카드를 설치해 여러 대의 모니터를 연결해 쓰는 멀티PC가 판매되고 있다. 이 경우 CPU는 하나지만 사용자는 다수다.
스트리밍방식의 SW사용기술은 신기술과 라이선스를 견주는 대표적인 예다. 허용된 사용자수를 제한하며 사용자가 서버에 설치된 SW를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하는 이 기술에 대해 저작권사들 간에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전송방식 중에는 터미널방식도 있다. 스트리밍방식은 서버에서 클라이언트PC로 약간의 파일이 전송되는 것과 달리 터미널방식은 화면만 클라이언트PC에서 구현되며 실제 작업은 서버에서 이뤄지는 형태다. 현재 본·지사 간 연동을 위한 기업이나 대학 등에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성능 향상을 위해 하나의 프로세서에 두개 이상의 코어를 탑재한 멀티코어 제품을 내놓은 것에 대한 SW업체들의 입장도 각기 다르다. 이 밖에 하나의 PC에 윈도98과 윈도XP 두 개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기술도 이미 사용중이다.
◇뚜렷한 라이선스 기준 없어=이에 대해 SW업체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한국MS는 엔드유저를 상대로 한 멀티PC와 스트리밍방식에 대한 라이선스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본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터미널방식에 대해서는 이미 사용자와의 협의를 통해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듀얼코어도 하나의 CPU로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글과컴퓨터 역시 한국MS와 비슷한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스트리밍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사용자 측과 협의해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만드는 중이다.
한국매크로미디어는 스트리밍방식에 대해 동시사용자 개념이 아닌 실사용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로 비용절감이 아닌 관리차원에서 스트리밍을 허용한 선례가 미국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멀티PC, 터미널방식, 듀얼코어에 따른 공식적인 라이선스는 아직 마련되지 않아 이에 대한 사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윤무환 한국MS 차장은 “신기술에 따른 사용자의 라이선스 요구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며 “각 SW벤더는 사용자와 협의해 개별적으로 라이선스를 만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라이선스 도입될 듯=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저작권사들은 기존 1PC 1라이선스 외에도 새로운 라이선스를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세중나모인터랙티브와 인텔리코리아가 기존에 인정하지 않던 스트리밍방식의 SW기술 사용을 인정하고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승열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연구실장은 “저작권사들이 신기술에 따른 사용자의 요구를 무시하면 시장으로부터 압박을 받는다는 것이 분명해진 만큼 저작권사들도 새로운 기술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라이선스정책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