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가까이 제조라인이 있는 것이 유리하다.”
수입규제, 물류비용 문제 등을 감안, 유럽공략을 위해서는 동유럽에, 북미 공략을 위해서는 멕시코에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발언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 교두보인 멕시코 공장에 대해서는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신규 생산기지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생각중’이라는 토를 달았지만 이미 구체화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생활가전총괄인 윤종용 부회장의 생각이기도 하다.
◇100억달러의 꿈=삼성전자가 보는 향후 생활 가전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렵다’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장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이 예상하는 시장 규모는 2010년 190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1600억달러에서 연평균 3% 성장한 수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부문이 현재보다 4조90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100억달러 목표를 세웠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및 유럽시장에서 생활가전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 5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최근 판매 비중이 전년대비 80% 이상 높아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수년 동안 쌓아온 제품 브랜드 이미지가 이제 시장에서 실수요자로 돌아오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CPIS 시장의 성장도 호기로 보고 있다.
◇버릴 것은 버려라=여기에 생산 제품군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핵심은 저가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급 제품군을 늘려가는 방법이다. 소형 창문형 에어컨, 2조식 세탁기, 단기능 전자레인지 등은 축소하거나 단종시키고, 홈네트워크와 연계한 냉장고나 수요가 늘고 있는 시스템 에어컨 사업은 강화한다. 최근 식기세척기, 전기 오븐 사업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패키지 제품군을 만들어 현재 향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이용해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시스템 가전사업부 박종환 상무는 이에 대해 “소비자가 한가지 제품만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패키지로 요구”하며 그러나 “이를 어디서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된 바 없으며 준비나 검토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부문은 이제 개발인력 확충과 제품 생산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마쳤다고 자체 평가를 내린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5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제품 리더십이 갖춰진 마당이기 때문에 100억달러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종용 부회장이 생활가전총괄을 담당한 지 1년 만에 나온 자신감이다. 삼성전자는 5일 광주사업장에서 생활가전부문 비전선포대회를 갖는다. 비전은 “고객에게 즐거움과 설렘을(Life Style Innovator)”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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