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다날 박성찬 사장(5)

무선인터넷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관련업체 수도 늘어났다.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고 점차 사업이 세분화되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에 따라 산업분야별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그런 와중에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 역시 각 협회를 아우르면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콘텐츠 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전환을 도모하게 됐다. 바로 그 시점에 필자는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KIBA와의 인연은 이미 2002년에 다날이 회원사로 가입하면서부터 시작됐고 나름대로 책임 의식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렇지만 막상 의장직 제안을 받았을 때는 특허분쟁과 치열한 경쟁의 회오리 속에서 다날을 더욱 튼튼한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선 역량을 분산시킬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에 결단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나’만이 아닌 산업전반으로서의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또한 다날 대표로서의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무기가 될 콘텐츠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도 척박한 것이 늘 안타까웠기에 무리를 하더라도 의장직을 수행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필자가 취임하기 전 KIBA는 ARS서비스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국음성콘텐츠산업협회’와 유·무선콘텐츠사업자를 중심으로 ‘한국디지털콘텐츠협회’로 구분돼 있으면서 사무국을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명칭과는 달리 실질적인 연합회 구조를 갖고 있지 못했으며 국내 콘텐츠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연합회의 위상을 정립하고 역량을 키워가야 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였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운영중인 업체가 콘텐츠 업체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취임 후 제기된 필요성을 토대로 KIBA는 기존의 ‘한국디지털콘텐츠협회(회장 나종민)’, ‘한국음성콘텐츠산업협회(회장 구길우)’ 이외에 모바일게임업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 (회장 오성민)’, 무선솔루션 사업자단체인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회장 김주혁)’, 콘텐츠신디케이션사업자 중심의 ‘한국콘텐츠신디케이션협회 (회장 신광승)’를 단위협회로 참여시킴으로써 콘텐츠산업발전을 위한 운영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 저마다의 이해관계를 위해 산발적인 형태로 운영되던 협의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단일조직으로서 출범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상징성을 띠는 일이었다. 올해는 실질적으로 회원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구가 되기 위해 각 단위협회와의 원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현안 해결책을 추진했다. 또 회원사인 콘텐츠업체와 이동통신사와의 상생을 위한 윈윈(Win-Win) 전략에 역점을 뒀다.

특히 최근들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콘텐츠 불법복제근절사업은 현재 KIBA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KIBA 의장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이제는 개인 기업가가 아닌 국내 콘텐츠산업발전을 위한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더욱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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