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무세제 세탁기 논란이 법정 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원엔터프라이즈(대표 김희정)가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를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원엔터프라이즈 측은 “이 교수가 무세제 세탁 기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로 인해 기업의 명예가 훼손돼 서부지청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증저널’이란 격월간지 7월호에 무세제 세탁 기술이 인증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의 인증이 소비자를 위해 과학적이고 명확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언급된 무세제 세탁 기술은 지난 2001년 10월 현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전신인 대우전자에서 출시한 ‘무세제 세탁기’에 적용된 핵심 기술으로 이 기술은 경원엔터프라이즈가 개발한 것이다.
경원의 고소에 대해 이덕환 교수는 “그동안 여러 기고문을 통해 무세제 세탁기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인증기관이 신기술의 근거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글에서 언급한 적도 없는 경원엔터프라이즈가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소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검찰이 기소를 할 지 두고 봐야 하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적 공방은 3년 전 ‘무세제 세탁기’라는 제품이 출시된데서 비롯됐다. 당시 이 세탁기는 세탁시 탄산나트륨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연 무세제 세탁기가 맞는 지’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경원이나 대우 측은 “탄산나트륨이 물을 전기분해하는데 쓰이는 촉매제로만 쓰이기 때문에 ‘무세제’가 맞다”는 주장이었고 이 교수는 “탄산나트륨은 오래 전부터 세제로 쓰인 성분이기기 때문에 ‘무세제 세탁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 같은 기술에 신기술(NT) 인증을 내준 기술표준원이 문제가 있다며 신문 컬럼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기표원도 반박 글을 내며 공방이 일었었다.
3년 전 당시에도 소비자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었던 ‘무세제 세탁기’에 진실이 이번에는 법정에서 드러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