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는 게임을 역전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기고 있는 게임을 지키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 어떤 경쟁에서도 이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새로운 분쟁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대로 지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하든 승부처를 만들어 역전을 노리려한다. 그래서 지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강수를 선택해야 할 경우가 많다. 지고 있는 입장에서 무리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승산은 떨어지겠지만 간혹 그 무리수가 적중해 역전을 이루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포커의 세계에서도 이러한 역전 사례는 흔한 일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포커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역전극이 이기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 못할 행동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게임 중에 30만 원을 따고 있다가 10만 원을 잃게 되면 아직도 20만 원을 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만 원을 따고 있다는 것보다는 10만 원을 잃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말이 안 되고 위험한 사고방식인데도 포커게임을 즐기는 아마추어에게 한결같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것을 버리지 못하는 한, 절대로 포커게임의 승자가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한다.
일반적으로 포커게임은 잃고 있는 사람보다는 따고 있는 사람에게 더 유리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따고 있는 쪽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게임 할 수 있지만 잃고 있는 쪽에서는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지고 무리한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그래서 하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나오는 또 하나의 현상은 게임이 안되는 날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포커게임계에서 게임이 안 풀리는 날은 더욱 조심해야한다는 말이 정설로 돼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부분의 하수들은 많이 따고 있다가도 조금 잃게 되면 마치 다 잃은 사람인 양 흥분해 조급한 플레이를 일삼고 스스로 게임을 망치는 것이다.
하수들은 게임 중에 돈을 가장 많이 딴 시점을 자신의 본전으로 생각한다. 참으로 황당하고 불가사의한 계산방법이지만 너무나 많은 아마추어들이 이 계산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게임 내내 상승세를 타지 않는 한 언제고 일시에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어느 게임 현장을 가봐도 쉽게 눈에 뛰는 현상이다. 그럴 바에는 반대로 가장 잃고 있던 시점을 본전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마음가짐이다.
포커게임에서 나타나는 고수와 하수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고수는 한번 돈을 따면 그 돈이 웬만해서 잘 내려가지 않지만, 하수는 아무리 많은 돈을 따고 있어도 한순간에 돈이 나가버리는 일이 흔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수의 돈은 ‘도깨비 자금’이라 불리기도 한다.
포커게임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또 인내와의 싸움이다. 이것은 포커뿐 아니라 우리 인생 모든 분야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포커게임에서든 인생에서든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 폭발할지 모를 시한폭탄을 항상 몸속에 지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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