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가 전국적인 카트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작이 간단해 쉽게 배울 수 있는 데다 시원한 속도감은 물론 전문 레이서들이나 가능한 드리프트의 묘미까지 만끽할 수 있어 아직 취학 전인 어린이에서부터 직장인 등 성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용자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버메카 마포점. 비교적 한가한 이른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카트 경주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과 카트가 뿜어내는 경쾌한 배기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 친구들과 온 대학생 등 다 큰(?) 어른들이 ‘카트라이더’ 삼매경에 빠져있는 것. ‘카트라이더’가 넥슨의 아동용 게임 ‘비앤비’의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게임이어서 주로 초중학생 등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 빠른 진행 손쉬운 조작
카트라이더에 푹 빠진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성인들이 참여하는 길드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길드는 19~21살의 대학생들로 이뤄진 질주길드. 이 길드는 특정 트랙을 일정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딥단 테스트까지 치러야할 정도로 인기 있는 길드다. 드림길드는 초등학생부터 3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유저들이 참여해 유명한 길드.
카트라이더가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인기를 모으는 것은 빠른 게임진행과 손쉬운 조작 등의 이유 말고도 넥슨의 치밀한 계산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넥슨은 성인층을 공략하기 위해 비앤비 캐릭터의 머리 비율을 조정하고 표정을 바꾸는 등 게임 내에 세심한 장치를 마련했다. 또 올해 레이싱 골프 등 스포츠게임이 강세라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사 넥슨의 권용성 홍보팀장은 ‘카트라이더’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에 대해 “롤플레잉게임은 레벨을 올려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며 “이에 비해 ‘카트라이더’는 자투리 시간을 때우기에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0대인 친구들도 수시로 ‘카트라이더’를 즐긴다”며 “‘카트라이더’ 이전까지는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게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 어른들이 더 많이 즐겨
넥슨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트라이더’에 가입한 누적 회원수와 동시접속자수는 각각 450만명과 10만명을 넘어섰다. 또 게임전문 리서치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최근 이 게임의 PC방 점유율은 8.79%(10월 넷째주 기준)에 달해 제 1위의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10.33%)까지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회원 중 상당수가 어른이라는 점이다. 넥슨측에 따르면 회원중 초중고등학생 비율이 54%로 절반을 넘지만 대학생과 대학생 외 성인 비율이 각각 25%와 15%로 전체 성인의 비율도 40%에 달한다. 즉 회원 10명중 4명이 어른인 셈이다.
넥슨의 권 팀장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평균 플레이타임이 길고 시간당 루찌 취득량도 높다”며 “이는 어른들이 더 자주 플레이를 하고 또 더 잘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레이싱 게임이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주로 즐기는데 카트라이더는 전체 회원중 25%가 여자회원이며 20대의 경우는 여자회원의 비율이 35%로 더 높다는 점도 특이하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에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9월 월 매출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20억원을 올린 ‘카트라이더’ 덕이다. 권 팀장은 이를 두고 내부에서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넥슨은 겨울철을 맞아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곧 아이스 맵을 추가키로 했다. 또 향후에는 보드 등을 이용한 레이싱도 지원할 계획이다.넥슨의 유명 캐릭터인 비앤비를 이용해 만든 온라인 레이싱 게임.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온라인 레이싱으로는 처음으로 드리프트를 지원하며 다이내믹한 카트의 움직임 때문에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막, 마을, 숲속, 빙하 등의 다양한 테마와 이를 이용한 트랙은 고저차가 있는 3차원 트랙이어서 레이싱의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단계별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이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카트를 얻을 수 있도록해 성취욕을 자극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단순히 속도만을 겨루는 스피드전 이외에 다양한 아이템으로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도록 한 아이템전이 제공되는데 스피드전은 주로 남자, 아이템전은 여자와 어린이 들이 주로 즐기고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