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WOW·라카 사령탑-한정원 VS 홍문철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라스트카오스(라카)’가 11월 마케팅 전쟁에 돌입하면서 양측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맞수 사령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 한국지사를 이끌고 있는 한정원 지사장과 나코엔터테인먼트 홍문철 사장.

LG소프트와 EA코리아를 거친 한 지사장이 PC게임시절부터 게임 마케팅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라면 홍 사장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 풀 3D 온라인게임 ‘라그하임’으로 파란을 일으킨 ‘스타 마케터’다.

특히 외국계 게임업체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한 지사장이 서구식 합리주의 마케팅에 익숙한 ‘해외파’인데 반해 온라인게임의 부상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홍 사장은 다양한 온라인 제휴 마케팅 모델을 과감하게 도입한 ‘국내파’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게임스가 단독 입수한 ‘WOW’와 ‘라카’의 마케팅 로드맵이 ‘서구식’과 ‘한국식’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은 비즈니스 스타일도 확연하게 다르다.

한 지사장은 EA코리아 초기 맴버로 활동하며 매년 꾸준히 매출을 확대해나가며 비교적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이어갔다. 많은 외국계 게임업체가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지만 유독 EA코리아만 롱런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지사장의 이 같은 비즈니스 스타일 때문이라는 평가다.

반면 홍 사장은 인터넷 환경에 맞춰 다소 도발적인 비즈니스를 실험한 인물로 유명하다. 현재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모델로 뿌리내린 게임포털을 통한 퍼블리싱 모델도 홍 사장이 ‘라그하임’을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하면서 비롯됐다.

이처럼 독특한 이력 만큼 이들은 이번에도 저마다 ‘필살기’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

홍 사장은 최근 온라인게임시장이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대만, 일본 등으로 확대되는 것에 착안해 국내외 ‘윈윈전략’을 꺼내 들었다. ‘라카’를 국내와 해외에 거의 동시에 오픈해 해외의 뜨거운 반응을 국내로, 반대로 국내 열기를 해외로 전파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대만의 경우 게임이 정식 오픈되기전에 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도 체결됐다.

이에 맞서 한 지사장은 처음으로 해외 온라인게임 직배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국내 업체를 통해 퍼블리싱하던 것과 달리 직접 마케팅과 게임 운영을 맡으면서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VUG 한국지사는 외국계 게임업체로는 드물게 직원이 140여명에 달한다.

‘WOW’ 대 ‘라카’의 마케팅 전쟁은 최고의 게임 마케팅 전문가를 가리는 자존심 싸움으로도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