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컨퍼런스 2004’가 성황리에 마감됐다. 3개 이동통신사 본부장의 강연을 시작으로 국내 대표급 모바일 게임 4개사 사장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해외 유명 게임사 관계자에서 발표를 하고, 모바일 게임사, 기자, 업계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토의하며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한국 모바일 게임이 여러 면에서 위기 상황이라는 내용이 이통사 발표나 게임 개발사 주제 여기저기에 포함돼 있다. 마지막 패널 토의에서 그 해법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왔지만, 무엇보다 이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주종을 이뤘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업체가 난립하고, 다양한 형태의 왜곡된 모습이 존재한다. 업체의 매출은 하향 평준화되고 이에 따라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못하며 나아가 퀄리티를 향상시키지 못해 유저 이탈과 함께 시장이 정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돌파해 시장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라인 게임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한게임’ 등과 같은 대형 킬러 콘텐츠가 있듯이 모바일에서도 탄생해야 한다는 요지다.
자유 공정 경쟁을 통해 산업재편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의 노력으로 시장을 일구어 왔다면, 이제부터 게임 개발사가 대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게임 개발사도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유저에게 자신과 모바일 게임을 알리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는 곧바로 업체간의 자유 공정경쟁을 통해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대형 킬러 게임을 탄생시키는 바탕이 될 것이다. 나아가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유발해 전반적으로 게임 퀄리티가 향상되며 이에따라 게임 단가를 높일 수 있고 모바일 게임을 즐기지 않는 신규 게이머의 유입도 가능하게 된다.
모바일 게임이 무선 서비스의 종속적 개념이 아닌 하나의 독자적인 산업으로 정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을 제외한 다른 모바일 콘텐츠는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만큼은 또 하나의 부가 무선 서비스 수준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처럼 별도의 게임 영역으로 자리 잡도록 하자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 게임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등장해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새롭게 사단법인으로 탄생한 모바일게임산업협회가 산업 발전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았다. 부정적인 위기 상황이 아닌 희망적인 얘기도 여럿 나왔다. 시장의 부정적인 면, 불확실성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으며 정책적인 부분이 보완되면서 시장은 앞으로 무한 확대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얘기도 나왔다.
어쨌든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바일 게임 업계는 충분히 숙련되고 뛰어난 모바일 게임 관련 인력풀을 갖추고 있다. 우수한 인적 자원은 세계적인 경쟁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모바일 게임 중심지로 우뚝 서는 마스터플랜이 가능하다.
현재의 위기도 극복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바일 게임 산업을 되돌아보며,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고 개선해나간다면 모바일 게임의 밝은 미래는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 믿는다.
<게임빌 송병준 사장 bjsong@gamevil.com>